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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가뭄으로 기후위기 커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도 변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4-29 10: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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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가뭄으로 기후위기 커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도 변수
▲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전기차공장 조감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텍사스주에서 지난 겨울 한파에 따른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심각한 가뭄이 일어나면서 기후위기와 관련한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텍사스주의 수자원은 한정적인 반면 테슬라 등 기업의 대규모 생산공장 투자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 가동 및 신규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떠오른다.

29일 텍사스 오스틴 지역언론 KXAN 보도에 따르면 심각한 가뭄이 텍사스 중부지역을 덮치면서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많은 수자원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생산공장 건설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텍사스 수자원개발위원회 관계자는 KXAN을 통해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향후 수요가 약 10%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XAN은 이런 계획이 삼성전자의 새 반도체공장과 테슬라 전기차공장 ‘기가팩토리’ 투자 계획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인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를 들여 대규모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았고 테슬라는 110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및 배터리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수자원개발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해당 공장과 관련한 구체적 정보를 확인하지 못 했다며 앞으로 논의를 거쳐 차기 수자원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전기차 등 제조산업은 현지에서 많은 양의 물을 조달해 산업용수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나 테슬라 전기차공장 등 대규모 생산공장은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최근 텍사스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가뭄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어 앞으로 수자원 확보가 삼성전자와 테슬라 공장 가동 및 투자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국 가뭄 상황을 실시간으로 조사하는 연방가뭄대책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텍사스주 절반 가까운 지역이 현재 심각한 가뭄(D3) 또는 극히 예외적인 가뭄(D4) 상태에 놓여 있다.
미국 텍사스 가뭄으로 기후위기 커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도 변수
▲ 4월28일 기준 미국 텍사스주 가뭄 상황을 나타내는 도표. < U.S. Drought Monitor >
삼성전자와 테슬라 등 기업의 대규모 생산투자로 수자원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가뭄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농업 등 현지의 다른 산업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현지언론 액시오스오스틴에 따르면 연초부터 현재까지 텍사스 오스틴 지역의 강수량은 6.1인치에 불과해 평균치인 7.5인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텍사스 중부지역 핵심 수원지인 트래비스 호수의 수위도 4월 초 기준으로 평균 대비 10피트 가까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액시오스오스틴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텍사스 중부지역 가뭄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가 온도 상승에 따른 가뭄의 주요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결국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가뭄 상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수자원 부족 사태가 본격화되면 삼성전자나 테슬라가 반도체 및 전기차 생산공장을 설립한 뒤에도 현지 당국의 조치로 공장을 온전히 가동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에도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산업용수 부족에 따라 이중으로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

텍사스 기후변화 문제는 이미 지난해 초 발생한 심각한 한파 사태를 계기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당시 기록적 수준의 한파와 폭설로 전력 생산이 부족해지며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나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다양한 리스크가 텍사스 지역의 제조산업에 계속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테슬라의 텍사스 기가팩토리 건설을 계기로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물 부족 사태와 관련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최근 독일 베를린 전기차공장을 새로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수자원 조달과 관련한 문제로 현지 당국의 가동 승인을 받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포브스는 물 부족사태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발생하는 수질 오염과 관련한 부정적 시선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1월 오스틴 반도체공장에서 여과하지 않은 폐수를 대규모로 방출했던 사건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텍사스주 정부가 제조업 및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무리하게 대기업 생산공장 건설을 유치해 온 점이 수자원 부족 리스크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텍사스 공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수의 약 25%를 직접 받은 빗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물을 재활용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그만큼 물 부족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포브스는 텍사스 제조업 발전에 따라 가뭄 사태도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기후 변화에 따라 수자원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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