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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을 본격화한지 거의 1년이 됐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요금제 근간을 고객의 데이터 사용량에 맞춘 것이다. 요금제가 도입된 뒤 가입자가 1년 만에 10배 가까이 느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도입 1년, 이통시장 어떻게 변했나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 도입 1년여 만에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KT가 지난해 5월8일 이통3사 가운데 처음으로 이 요금제를 선보였다. 문자와 음성통화를 무료로 풀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세분화한 것이다.
LG유플러스(5월15일)와 SK텔레콤(5월20일)도 비슷한 성격의 요금제를 차례로 출시하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이 본격화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요금제 도입 첫달이었던 지난해 5월에 184만 명이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매달 100만 명 이상씩 가입자가 늘며 올해 3월 말에는 가입자가 1713만 명까지 확대됐다.
요금제게 시행된지 1년 만에 전체 이동통신 고객의 33% 가량이 가입한 것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이 시작된 뒤 이통3사의 경쟁양상도 변하고 있다. 요금제가 도입되기 직전에 SK텔레콤은 4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후 점유율이 44%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고객의 가계통신비경감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2인가족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13년 국내 가계통신비는 월 15만2792원이었는데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체제가 자리잡은 지난해에는 가계통신비 부담금액이 월 14만7725원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 앞으로 과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시행된 뒤 고객이 누리는 혜택은 전반적으로 늘었다고 이통업계는 보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가 확대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SK텔레콤은 친구나 가족끼리 잉여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KT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에 쓸 데이터를 이달에 끌어오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특정 시간대에 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도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부가서비스의 초점을 데이터 사용량이 높은 동영상에 집중했다. 고객이 특정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데이터 부담 없이 동영상시청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거의 비슷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통신3사의 경쟁체제가 지금보다 치열해져 고객에게 돌아가는 효과를 키우려면 요금제 종류가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세대 통신기술인 5G네트워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미리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온다.
현 요금제 체제가 지속되면 고객이 5G네트워크 서비스를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네트워크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 고객의 데이터 사용요금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며 “현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기준으로 고객이 5G네트워크 서비스를 즐기려면 무조건 가장 비싼 10만 원대 요금제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