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국민의힘이 저지에 나섰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두 정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있어 법안의 통과 여부를 떠나 강대강 투쟁 수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수사권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늦어도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 전까지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의석 수 우위를 바탕으로 이날 자정 종료된 국회 임시회 회의에서 '임시회 회기결정의 건'을 가결시켜 5월5일까지였던 임시회 회기를 이날 하루로 단축시켰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시도한 필리버스터가 이날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종료됐다. 민주당은 다음 임시회가 열리는 30일 검찰청법 개정안을 무난히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토론이 종결된 것으로 간주해 법안을 다음 회기에 지체 없이 표결할 수 있다는 국회법에 따른 것이다.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남아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상정돼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 처리가 늦어도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가 있는 5월3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두 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효과적 저지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 놓였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의 결집력을 높이기 위해 투쟁 수위를 높게 가져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수 야당 견제 역할을 부각시켜 지방선거에서 표심을 결집시키는 기회로 삼으려는 셈법이 깔린 셈이다.
검찰수사권 폐지에 국민 여론의 반감이 우세하다는 점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21일 내놓은 전국지표조사(NBS)를 살펴보면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에 반대 의견이 50%, 찬성 의견은 39%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30일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상정되면 또 한 번 이 안건을 두고 필리버스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이 2020년 7월 임대차 3법 처리를 강행할 때도 필리버스터에 나서면서 이 법에 따른 전세 값 폭등 사태가 벌어진 뒤 여론 우위를 점했던 바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검찰수사권 폐지 국민투표 추진 이야기가 나온 것을 두고 “민주당이 그렇게 당당하고 자신 있다면 다음 정부에 넘겨 국민투표를 해보라"며 공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