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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대만기업에 SKC&C 지분 판 까닭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6-30 20: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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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C&C 지분 일부를 대만 홍하이그룹에 넘겼다. 애플의 아이폰 등을 생산하는 폭스콘의 모회사인 홍하이그룹과 손잡고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사물인터넷의 해외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이 대만기업에 SKC&C 지분 판 까닭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C&C는 최 회장이 시간외매매로 주식 245만 주(4.9%)를 홍하이그룹에 매각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SKC&C 보유 지분은 기존 48.53%에서 43.63%로 낮아졌지만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다. 매각자금은 3810억원 정도다.

홍하이그룹의 자회사인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위탁생산업체다. 폭스콘은 1974년 설립해 전세계에서 주문자상표 부착(OEM) 업체 중 가장 큰 업체가 됐다. 주로 애플의 아이패드를 만들어 공급하는데, 1년 매출이 130조 원에 이른다. 직원 수도 120만 명 정도로 국내 광역시 인구와 맞먹는다. 폭스콘은 매출의 50% 이상을 애플에서 낸다.

SKC&C는 이번 최 회장의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홍하이그룹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SKC&C는 홍하이그룹과 손잡고 글로벌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SKC&C는 “홍하이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보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 지분인수를 추진했다”며 “SKC&C를 협력 파트너로 선정한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홍하이그룹로부터 부가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빔, 스마트로봇, 스마트스피커 등 앱세서리 분야의 상품을 중국과 미국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면서 “애플의 하청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 단말기와 주변기기 제조에 나서는 폭스콘은 윈윈 파트너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하이그룹이 SKC&C 지분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애플에 의존하는 매출구도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폭스콘은 그동안 애플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 내 인건비가 오르고 작업장에서 각종 사고가 나타나면서 순이익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매출의 증가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은 최근 판교테크노벨리를 찾았다. 국내 유망한 정보통신기술(ICT)을 배워 사물인터넷사업 확대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궈타이밍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대만에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해 본 뒤에 글로벌시장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폭스콘뿐 아니라 홍하이그룹 경영진들도 지분인수 전에 수차례 SK그룹을 방문해 SKC&C와 SK텔레콤 등의 경쟁력을 꼼꼼히 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하이그룹이 SK텔레콤이 아닌 SK C&C를 선택한 것은 SKC&C의 통신 인프라 구축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KC&C는 SK텔레콤의 빌링시스템과 부가서비스,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또 유수의 대기업에 IT시스템을 아웃소싱하는 등 종합 IT서비스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SKC&C의 통신 인프라 시스템을 활용해 중국과 대만에 있는 공장의 스마트화하는 것을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지난 5월 대만 이동통신업체인 ‘아시아 퍼시픽 텔레콤’ 지분도 116억 대만달러에 인수했다. 사물인터넷 분야로 발을 넓히려는 시도로 관측된다.

또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퍼스널 로봇인 ‘페퍼(Pepper)’를 생산할 예정이다. 세계적 전기자동차회사인 테슬라모터스에도 전기자동차용 터치스크린을 생산하는 등 적극적으로 ‘탈애플’에 나서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은 SK C&C 지분 매각으로 마련한 현금을 개인 채무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7월 우리투자증권에 SKC&C 주식을 맡기고 대출을 받는 등 여러 증권사에 담보로 맡겨놓고 있다. 최 회장이 담보대출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 등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에도 차입금 상환을 위해 SK C&C 개인 지분을 일부 매각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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