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2-04-21 16: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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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K-콘텐츠’ 영향력 확대를 위해 방송영상 콘텐츠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을 앞두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데 이는 K-콘텐츠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오는 5월9일까지 ‘OTT 연계 방송영상콘텐츠 기획안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이번 공모는 국내 중소방송영상 제작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전체 상금은 2억5천 만원 규모다.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은 내년도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지원작 선정에 가점을 받는 등 혜택이 주어진다.
실제 지난 공모전에서 선정된 ‘위기의 X : 아재니까 아프다’, ‘귀족식당’ 등 7편의 콘텐츠는 올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작에 선정됐다. 지난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작 가운데 하나인 ‘지금부터 쇼타임!’은 오는 23일부터 MBC를 통한 방영을 앞두고 있다.
올해 콘진원의 지원사업에서 방송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보다 커졌다.
올해 콘진원의 장르별 지원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사업예산 5477억 원 가운데 방송 분야 지원이 580억 원으로 게임 777억 원 다음으로 크다.
게임 분야 지원금액은 지난해 795억 원에서 18억 원이 줄어든 반면 방송 분야 지원금액은 지난해보다 40억 원 늘었다. 올해 분야별 지원금액 증가 규모를 봐도 방송 분야가 가장 크다.
콘진원은 OTT 관련 방송영상 콘텐츠 지원의 체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기획, 제작, 유통 순으로 이어지는 생산단계별 지원사업을 체계화하기 위해 올해에는 초기 단계인 기획안부터 90여 건, 18억4천만 원 규모로 지원한다.
지난해 65건의 기획안에 11억3500만 원 규모로 지원한 것에 견주면 건수와 지원 금액 각각 50% 정도 늘린 셈이다.
세계적으로 OTT가 방송영상 콘텐츠의 공급통로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의 방송영상 콘텐츠는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오징어 게임’이 한국 드라마로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둔 일이 대표적이다.
이에 조 원장은 K-콘텐츠 가운데 방송영상 콘텐츠에 더욱 주목하고 중점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콘진원은 지난해에 처음으로 ‘OTT 특화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펼쳤다. 이 사업을 통해 제작지원한 ‘골프전야’, ‘마을애가게’ 등 6개 작품은 모두 OTT를 통해 방송을 타는 데 성공했다.
지원 인프라도 확대해 지난해 10월에는 ‘스튜디오 큐브’에 수상해양 복합촬영장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는 콘진원이 대전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촬영 스튜디오이다.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킹덤’, ‘스위트홈’, ‘미스터 선샤인’ 등이 여기서 제작됐다.
조 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콘진원의 역할을 두고 “앞으로 콘진원이 투자사와 국내 콘텐츠 업계가 만날 수 있도록 이어주고 걸림돌을 풀어가는 거버넌스로 자리잡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OTT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콘진원의 방송영상 콘텐츠 지원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가 올해 1분기에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 흐름을 보이면서 OTT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OTT 사업자 사이 경쟁이 심화되면 아시아 시장에서 특히 영향력이 큰 한국 방송영상 콘텐츠의 몸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애플TV 최고 인기작이 한국의 일제강점기를 다룬 드라마 ‘파친코’일 정도로 서구권에서 한국 관련 콘텐츠가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도 한국 방송영상 콘텐츠의 수요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가입자수 변동을 보면 러시아 시장 철수로 70만 명 감소, 구독료 인상으로 북미에서 64만 명 감소, 거시변수로 중남미 시장에서 35만 명이 줄어든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109만 명 늘었다”며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등 글로벌 OTT들도 아시아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예전 작품 단가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