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트래쉬버스터즈 사무실에서 다회용 컵을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을 만드는 데 트래쉬버스터즈가 앞장서고 싶다.”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트래쉬버스터즈 사무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 대체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2019년 설립됐다.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쓰는 곳을 대상으로 대여, 수거, 세척, 소독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령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용 컵은 대기업의 사내 카페나 탕비실 등에서 일회용 컵 대신 사용된다.
트래쉬버스터즈는 다음날 사용된 다회용 컵을 수거해 세척, 소독, 건조, 검수 등의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이를 다시 가져다 주면서 그 동안 사용된 다회용 컵을 회수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일회용품 사용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트레쉬버스터스는 다회용품 사용 비용을 일회용품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회용기는 PP(폴리프로필렌)소재로 만든다. 나중에 오염되거나 파손된 다회용기는 플레이크로 조각하고 녹이는 과정을 거쳐 다시 다회용기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쓰레기 없는 순환경제가 가능하다.
트래쉬버스터즈 사명은 일회용품 쓰레기를 잡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령을 사냥하는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곽 대표는 “올해 목표 매출은 100억 원이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9억 원 정도다. 올해 목표치와 큰 차이가 있다.
곽 대표는 목표일 뿐이라며 웃어 보였지만 허황된 목표로만 들리지는 않았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트래쉬버스터즈처럼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곽 대표는 세척기술 고도화 및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이달 말부터는 경기도 안양에서 다회용 컵 전용 세척설비를 구축한 스마트세척공장의 가동을 시작한다. 그동안 시중에 이미 나와있는 세척설비를 사용했지만 약 8개월간 연구개발을 거쳐 다회용 컵을 위한 세척설비를 새로 개발했다.
곽 대표는 “고객들이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만큼 위생이 첫 번째가 돼야 한다”며 “유치한 투자금 대부분을 새로운 세척설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기존 세척공장이 하루에 3만여 개의 다회용 컵을 세척할 수 있었다면 새로운 스마트세척공장 가동으로 하루에 최대 50만 개를 세척할 수 있게 된다. 세척가능 규모가 16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또 딥러닝 카메라 기술을 적용해 불량제품 검수율을 높였다. 사람이 직접 불량제품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곽 대표는 “딥러닝 카메라를 통해 불량제품 검수율도 높였고 적은 인원으로도 가동이 가능해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세척단가가 일회용품 구매비용보다 더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국을 대상으로 서비스 확대도 노리고 있다. 이제껏 수도권 위주로 일회용품 대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경상도 지역에 스마트세척공장을 추가로 세운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곽 대표는 “서비스 특성상 세척공장이 가까이 있어야 다회용기 대여 및 세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10년 가까이 서울시 산하기관 등의 축제를 기획하는 일을 담당했다. 서울 충무로 남산골한옥마을 축제 등 유명한 축제들을 총괄하기도 했다.
그는 수백만 명이 방문하고 수백 건의 행사가 개최되는 가운데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 쓰레기들을 보게 됐다. 축제 한 번에 평균적으로 약 3만 개의 일회용품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러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 축제에서 일회용품 대신 보증금을 받고 다회용품을 대여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축제 참여자들에게 보증금을 받고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제공한 뒤 이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사용상 번거로움과 회수율 등 우려가 있었지만 축제 참여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일회용품 쓰레기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에 곽 대표는 자신감을 얻고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축제 등이 전면 취소되면서 트래쉬버스터즈의 사업도 진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 트래쉬버스터즈가 대여하는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모습. <트래쉬버스터즈> |
대안을 모색하던 곽 대표는 대기업 사내카페를 대상으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추진했다. KT를 시작으로 ESG에 관심을 보이는 수많은 기업들이 트래쉬버스터즈의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
곽 대표는 “대기업 사내카페 등은 축제보다 대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꾸준히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ESG팀이 있는 대기업들에게는 대부분 연락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일반 카페, 영화관 등를 대상으로 다회용기 대여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업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곽 대표는 “카페, 영화관, 야구장 등 일회용품이 사용되는 곳 어디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을 만드는 데 트래쉬버스터즈가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