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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두산 SK 삼성 소형모듈원전 춘추전국시대, 누가 앞서갈까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2-04-14 14: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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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두산 SK 삼성 소형모듈원전 춘추전국시대, 누가 앞서갈까
▲ 소형모듈원전 개념도. < KAIST, 미래에셋증권 >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힘줬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에너지정책에서 다시 원전을 중심에 두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특히 기존 원전의 위험을 줄일 대안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을 육성하겠다는 뜻을 내보였습니다.

원전은 한번에 대규모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사고가 나면 그 위험이 엄청납니다. 2011년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벌어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 대폭발이 대표적이지요.

이에 전기생산량이 들쑥날쑥한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기존 원전의 위험을 크게 줄인 소형모듈원전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1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기존 원전사업을 했던 두산뿐 아니라 SK, 삼성, GS 등 주요 그룹들도 최근 잇달아 소형모듈원전 기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하며 시장 개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설명을 보면 소형모듈원전은 300메가와트(MW) 이하로 원전의 핵심기기인 증기발생기, 펌프, 노심 및 핵연료 등을 하나의 원자로 용기에 담은 원전을 말합니다.

기존 원전과 비교해 소형모듈원전은 폐기물이 적고 폭발 위험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또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생산에 이용할 수 있는 확장성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형모듈원전은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지만 성장 잠재력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은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전 시장이 2500억~4천억 파운드(약 390조 원에서 6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을 정도입니다.
[백브리핑] 두산 SK 삼성 소형모듈원전 춘추전국시대, 누가 앞서갈까
▲ SK, 두산, GS,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주목하는 소형모듈원전 종류와 특징.
다만 아직 여러가지 방식의 소형모듈원전이 미래에 열릴 거대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개발되고 있습니다. 소형모듈원전은 천하 통일 이전의 춘추전국시대 단계인 거죠. 

현재 개발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은 냉각재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먼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투자를 검토해 국내 알려진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테라파워는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에 의해 설립된 회사로 소듐냉각형 원자로(SFR)와 용융염냉각형 원자로(MSR)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소듐은 다른 말로 나트륨이라고 불리며 용융염은 고온에서 녹인 소금성분을 말합니다. 테라파워가 개발하고 있는 원자로들은 냉각재(원자로를 식히는 물질)로 소듐과 용융염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테라파워가 개발하고 있는 소듐냉각형 원자로는 에너지저장 시스템과 원자로를 연계해 최대 500MW까지 출력을 끌어올리고 유지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특징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재생에너지 전력망과 결합해 안정적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한 테라파워는 용융염냉각형 원자로 가운데 토륨을 원료로 전기를 만드는 토륨 원전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료인 토륨의 매장량이 천연 우라늄과 비교해 4배나 많아 재료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또 토륨 원전은 우라늄 기반 소형모듈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테라파워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기존 원전 시장까지 바꿔버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아직은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토륨 원전 말고도 용융염 원자로를 아주 작게 만들어 배 위에 띄워 전기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덴마크의 용융염원자로 개발회사인 시보그(Seaborg)의 ‘부유식 원자력 발전설비’ 협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해상 원자력 발전시설은 바다에 접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육지에 발전소를 건설하기 어려운 북극 등 해양자원지나 도서 지역 등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요. 

원전 건설지 주민들의 반대로부터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죠.

소듐이나 용융염을 활용하는 것 외에도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도 있습니다. 목소리를 바꿔주는 바로 그 헬륨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 제작 설계를 맡아 협력을 진행하는 미국 엑스에너지의 고온가스형 원자로(HTGR)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고온가스형 원자로는 높은 열효율로 수소생산에 최적화돼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두터운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에도 지분투자를 했습니다. GS에너지, 삼성물산도 이 회사에 함께 투자했지요

국내 굴지의 여러 기업이 투자한 데서도 알수 있듯 뉴스케일파워는 개화 단계인 소형모듈원전 산업분야에서 현재 선두를 달리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원전규제위원회(NRC)로부터 표준설계 승인을 받은 유일한 소형모듈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은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로형 원자로(PWR)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원전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다른 방식과 비교해 상업화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 이어 캐나다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 게임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SK가 투자한 테라파워가 시장 판도를 바꾸는 새 강자로 도약할 지,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투자한 뉴스케일파워가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지 주목됩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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