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4-13 17: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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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기후단체들이 새 정부에 재생에너지 발전소 확대에 장애가 되고 있는 이격거리 규제의 개선을 요구했다.
기후솔루션과 에너지전환포럼, 사단법인 넥스트,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애양광산업협회 등 136개 단체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제안을 담은 서신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 기후솔루션 로고.
기후단체들은 서신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이격거리 규제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격거리 규제는 발전소를 주거지나 도로 등으로부터 일정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 건설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대표적 규제로 지적돼 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전력부문 투자의 45%가 재생에너지에 집중되고 있다.
기후단체들은 "인수위도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재생에너지의 역할을 포함했다"며 "이러한 정책방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를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를 먼저 손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4.7% 수준이다. 세계 평균인 1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도나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보다도 낮다.
기후단체들은 "재생에너지는 기업들의 RE100 선언과 이행에 필수적임에도 도입과 확대가 늦어지는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를 내주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인허가 제도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건설인허가 권한이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위임됐고 이에 따른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민원 최소화의 우선순위가 높아지면서 기초지자체는 재생에너지 건설인허가 조건을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단체들에 따르면 128개 기초지자체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특정 도로, 시설, 입지로부터 최소 이격거리를 확보해야 개발행위허가를 승인해주는 형태의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 수준은 평균 이격거리 300m로 사실상 재생에너지 보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테면 지금의 이격거리 규제 탓에 경북 구미시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부지는 전체 면적의 0.09%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단체들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선결과제인 이격거리 규제 개선이 이전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문제가 심화됐다"며 "차기 정부가 이격거리 규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흐름 속에서 우리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관리 없이 방치돼 온 이격거리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며 "이격거리 규제의 배경이 된 주민 민원은 별도의 주민수용성 제고 방안과 이를 위한 지자체 역량 강화 등을 통해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