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16일에 24년 만에 문을 닫는다. 호텔롯데의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은 6월30일 영업종료를 앞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두산의 두타면세점을 마지막으로 신규사업자 5개 업체가 모두 시내면세점 영업을 시작한다.
신규면세점들은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허용까지 남은 6개월여 동안 시장 조기안착을 위해 치열한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추가허용 전까지 조기안착 승부수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5개 업체가 18일을 기점으로 모두 문을 열게 됐다. 반면 사업권을 잃은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16일에,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6월30일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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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왼쪽)과 박서원 두산 전무. |
면세점사업자 추가허용이 이르면 11~12월쯤 발표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신규업체들은 기존사업자가 없는 6개월 남짓의 기간에 조기안착을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사업자 5개 업체가 내세운 올해 매출목표를 모두 합하면 3조5천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의 전체매출 5조152억 원의 69% 수준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 두타면세점은 개장 첫해 매출 5천억 원을 목표로 세워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1조5천억 원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3500억 원을 개장 첫해 매출 목표로 내놨다.
기존사업자인 롯데면세점 소공동점은 지난해 매출 2조2284억 원을 냈다. 호텔신라면세점 장충점이 지난해 매출 1조3206억 원을 내 그 뒤를 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모두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의 고객을 빼앗아 와야만 가능하다”며 “하지만 사업권을 유지하고 있는 롯데면세점 소공동점과 호텔신라면세점 장충점은 모두 3대명품을 입점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동대문과 명동 상권에 위치해 기존면세점과 거리가 멀지 않은 신규면세점은 3대명품을 반드시 입점시키거나 혹은 다른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규면세점간 조기안착 경쟁의 승부처는 ‘3대 명품브랜드 입점’과 ‘단체관광 유치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3대 명품은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가 꼽히는데 시내면세점 수가 크게 늘어나게 되면서 신규사업자들이 모두 명품입점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루이비통’을 가장 먼저 거머줬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용산에 위치해 다른 면세점과 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전개하는 20여 개 브랜드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 유치했다고 최근 밝혔다.
◆ 신세계-백화점과 시너지, 두산-동대문상권 특성 파악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은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한 뒤 가장 오랜 시간 영업을 준비했지만 결국 3대명품을 입점하지 못한 채 18일 개장을 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리뉴얼을 마친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리뉴얼과 면세점 개장작업을 총괄했다.
신세계는 백화점에서 면세점과 시너지로 외국인 매출비중을 지난해 5.2%에서 올해 2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중국 현지에서 프로모션 행사를 열었다. ‘한제신세계면세점 및 신세계그룹 중국 로드쇼’는 해외관광객의 40% 수준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개장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기 위해 개최됐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지역에 위치해 남대문 시장을 비롯한 주변 관광지의 접근이 용이하다”며 “단체고객이 많은 중국 관광객을 위한 주차시설과 전용 엘리베이터를 완비했고 전용 가이드 라운지를 운영해 쾌적하고 편리한 쇼핑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별도의 오픈행사 없이 18일에 임시개장하기로 했다.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맏아들 박서원 두산 전무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두타면세점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동대문 상권을 고려한 영업시간 연장이다. 동대문 쇼핑몰을 찾는 관광객들 수요를 파악해 새벽까지 영업하는 ‘올빼미 면세점’을 전면에 내세운다.
또 태양의후예로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한 송중기씨를 활용한 다양한 한류마케팅을 펼쳐 한류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장 전체 판을 키울지 서로 잠식하는 형태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며 “다만 한류에 편승한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 경쟁을 떠나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