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열사들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가의 회사에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주다 적발돼 과징금을 물게 됐다.
2015년 2월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를 금지한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된 이후 첫 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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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현대증권과 현대로지스틱스에 과징금 12억85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검찰에도 고발당했다.
과징금을 보면 현대증권과 HST는 각각 4300만 원, 현대로지스틱스는 11억2200만 원, 쓰리비는 7억7천만 원이다.
HST와 쓰리비는 현 회장의 매제가 보유한 회사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자산 5조 원 이상인 대기업의 총수일가가 지분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줄 경우 총수일가까지 사법 처리(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형)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증권은 지점에서 쓰는 복합기를 임차할 때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HST를 거래단계에 끼워넣어 '통행세'를 줬다. HST는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유지하고 보수해주는 회사다.
HST 지분은 현 회장의 동생인 현지선씨가 10%, 현지선씨의 남편 변찬중씨가 8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HST에 대한 부당지원 규모는 일감몰아주기 금지법이 적용된 지난해 2월부터 10개월 동안 4억6천만 원 수준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변찬중씨(40%)와 그의 두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택배운송장납품업체 쓰리비에 일감을 밀어줬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기존 거래처와 계약기간이 1년 정도 남았는데도 이를 해지하고 택배운송장사업에 처음 뛰어든 쓰리비와 계약을 맺었다.
택배운송장은 택배물품의 발송인, 수취인 등의 정보를 기재해 화물 행선지를 명확히 하고 거래내용을 입증하는 자료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쓰리비에서 55~60원을 주고 운송장을 샀다. 경쟁사가 한 장당 30원대 후반~40원대 초반에 운송장을 공급하는데도 쓰리비한테 더 비싼 가격으로 납품을 받은 것이다.
쓰리비에 대한 현대로지스틱스의 부당지원 규모는 2011~2014년 56억2500만 원에 이른다. 총수일가는 부당이득 14억 원을 올렸다.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우 총수일가 보유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규모가 커서 검찰로부터 고발도 당했다.
현정은 회장 개인에 대한 제재는 없었다.
정창욱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현 회장이 직접 사익 편취 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임원이 부당행위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