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2-04-11 14: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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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3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자동차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정 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현지 전기차 공장 설립과 관련한 투자계획을 구체화할 지를 놓고 시선이 쏠린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뉴욕오토쇼2022'에 참석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상황과 북미 자동차 시장 동향 등을 직접 살펴본다.
뉴욕오토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과 지난해 취소돼 올해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뉴욕오토쇼에서 중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올해 들어 정 회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22에 참석했고 2월에도 미국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가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정 회장이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미국에서 32만2593대의 자동차를 팔아 판매량 순위 5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1만1723대를 판매해 역대 1분기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전기차 판매도 3월에 1년 전보다 400% 넘게 늘어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 일본 혼다를 제치고 미국시장 연간 판매량 순위에서 처음으로 5위에 올랐는데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입지를 단단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업계에선 정 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길에서 현지 전기차 생산전략을 점검하고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5월 미국에 전기차 현지 생산 및 기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2025년까지 74억달러(약 9조원)를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나도록 구체적 투자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만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전기차를 해외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는 노조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투자결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앨러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전기차 공장을 증설할 수 있다는 관측도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맞서 전기차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세계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도 미국 생산시설을 늘리는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기차 세계 1위 테슬라는 현재 미국 네바다주와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에서 대규모 전기차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말 텍사스주에서도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어 더해 앞으로 2년 안에 최대 10개에 이르는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 최대 자동차 브랜드 폴크스바겐은 독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츠비카우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12억 유로(1조6천억 원)을 투입한다. 제너럴모터스(GM)도 디트로이트 햄트래믹 공장에 22억 달러(2조6800억 원)를 들여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정 회장으로서는 미국 생산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커 조만간 구체적 전기차 생산시설 투자계획을 내놓을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시설투자를 늘릴 지역은 앞으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을 세운 미국 시장이 될 것"이라며 "투자집행시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해 2분기 안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 회장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