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다수의 건설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 회계연도에 주당 배당금으로 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을 주기로 했다. 2020년에 보통주 2300원, 우선주 2350원을 배당했던 것에 비춰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2020년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다.
삼성물산은 2020년 회계연도 배당금부터 관계사 배당 수익의 60~70%를 재배당하고 주당 배당금을 최소 2천 원으로 정해둔 뒤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GS건설은 3년 연속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2019년 회계연도 1천 원, 2020년 회계연도 1200원을 지급했다. 그리고 2021년 회계연도 들어 1300원 배당을 주기로 했다.
DL이앤씨도 주주환원 정책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초 향후 3년 동안 지배주주순이익의 10%를 현금 배당으로 지급하고 5% 규모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2021년 회계연도의 보통주 주당 배당금을 2700원으로 책정하며 공약을 지키고 있다.
대형건설사뿐 아니라 중견건설사인 태영건설, 계룡건설산업, 코오롱글로벌 등도 전년보다 배당을 늘렸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도 배당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영업이익(7383억 원)을 거뒀고 핵심사업인 주택부문에서 2024년까지 안정적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대우건설이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8593억 원, 영업이익 823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셈이다.
여기에 부채비율도 하락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2021년 말 부채비율은 225.1%로 이는 2019년 말 289.7%와 비교해 64.6%포인트 개선된 것이다. 목표로 내놓은 100% 수준의 부채비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개선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흥그룹에서는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이 100% 수준을 보이기 전까지 배당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중흥그룹을 뺀 나머지 주주들을 위한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소액주주를 위한 차등배당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목표치인 100%대 수준까지 내려오기 전까지 배당을 받지 않겠다”며 “다만 일반 주주들에게는 법리적 해석을 한 뒤 배당을 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차등 배당은 최대주주 몫을 줄여 일반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을 늘리는 정책이다. 배당총액의 증액 없이 일반 주주들의 배당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이런 주주환원정책은 대주주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해 긍정적 투자 요인으로도 작용하기도 한다.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그룹 품에 있을 때만 해도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특히 2006년 배당성향은 38.7%를 기록해 다른 대형 건설사 보다 2배 가까운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2009년 회계연도에 주당 배당금 50원을 지급한 이후 주주들에게 지갑을 닫았다. 대우건설을 품고 있었던 산업은행은 배당에 관해 부정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사업·해외사업에 힘쓰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하는 것도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요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사 성장에 족쇄로 작용했던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이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