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가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힌 전기트럭.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수소전기차 스타트업 니콜라가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대항마로 꼽히는 친환경 전기트럭 생산을 시작했다.
니콜라는 창업주가 전기트럭 시제품의 시연 영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경영에서 물러나고 검찰에 기소된 사건을 딛고 전기차시장에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마크 러셀 니콜라 CEO는 현지시각으로 23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전기트럭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올해 최대 500대 생산과 출하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소폭 떨어져 마감했는데 전기트럭 생산 발표를 내놓은 뒤 장외시간에 11% 이상 올라 거래되고 있다.
니콜라가 생산을 시작한 전기트럭은 전기차 배터리를 동력으로 운행하며 최대 563km의 주행거리를 갖추고 있는 세미트럭 형태 제품이다.
테슬라가 2023년부터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사이버트럭’의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다.
니콜라가 전기트럭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힌 것은 지난해 논란이 됐던 성능 조작 사건을 극복하고 실제 양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트레버 밀튼 니콜라 창업주는 2020년 경영에서 물러나고 2021년 미국 검찰에 사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니콜라 전기트럭 시제품 시연 영상에서 차가 내리막길을 굴러가는 모습을 보여준 뒤 이를 수소 동력이라고 속여 투자자를 속였고 소송을 당하기 직전 니콜라 주식을 대량 매도한 혐의 때문이다.
2020년 상장 뒤 한때 66달러에 육박하던 니콜라 주가는 이런 사건을 겪으면서 현재 9달러 안팎에 그칠 정도로 크게 떨어졌고 니콜라의 전기차시장 진출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커졌다.
그러나 니콜라는 경쟁사인 테슬라보다 먼저 전기트럭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전기차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테슬라와 리비안 등 여러 전기차 경쟁사들이 배터리 수급 차질 등 문제로 전기트럭 생산을 늦추고 있는 만큼 니콜라의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니콜라가 밀튼 창업주의 사기 사건을 완전히 딛고 전기트럭을 실제로 출하해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면 주가도 반등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콜라는 한때 미국 자동차기업 GM에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고 현대자동차와 LG화학 배터리부문(현재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기업과 협력 기회를 논의할 정도로 기술력을 주목받았다.
한화그룹도 수소사업 협력 가능성을 바라보고 니콜라 주식에 투자했다가 이를 매도한 적이 있다.
니콜라가 전기트럭의 성공으로 다시 성장 기회를 높인다면 한국 배터리업체 등 협력사들과 다시 관계를 맺게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증권전문지 마켓비트가 종합한 9개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6곳은 니콜라 주식에 ‘중립’ 의견을, 3곳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13.08로 집계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