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현지시각으로 3월22일 열린 독일 기가팩토리 출하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 주가가 연초부터 이어지던 하락세를 멈추고 빠르게 반등하며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가동을 시작한 대규모 전기차공장 ‘기가팩토리’와 같은 공격적 신규 생산공장 투자가 이어지면서 테슬라의 외형 성장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52% 오른 999.11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주가가 1040달러에 근접하다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테슬라 주가가 1천 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1월 중순 이후 약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부족 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로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던 테슬라 주가는 최근 일주일 만에 20% 가까이 상승했다.
테슬라의 독일 기가팩토리가 현지시각으로 22일 전기차 출하를 시작하면서 정상 가동에 들어가 주가 상승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기가팩토리는 테슬라가 약 50억 유로(약 6조7천억 원)을 투자한 첫 유럽 공장으로 급성장하는 유럽 전기차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목표 아래 건설됐다.
현지 당국의 환경규제 등으로 공장 가동 시기에 불확실성을 안고 있었지만 예정대로 전기차 생산과 출하를 시작하면서 테슬라의 성장 전망이 밝아지는 데 기여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직접 독일 전기차공장 출하식에 참석해 춤을 추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독일은 훌륭한 기술인력을 갖추고 있는 중요한 생산거점”이라며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에 한 걸음의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증권사 CFRA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독일 기가팩토리 가동이 테슬라의 외형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독일 전기차공장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4월 중 미국 텍사스주의 새 전기차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증설도 올해 안에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상하이공장 이외 지역에 새 전기차공장을 건설하는 계획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CFRA는 “테슬라의 전략은 가능한 할 수 있는 대로 생산을 확대하자는 것”이라며 “2030년까지 전기차 연간 출하량을 2020년의 40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공격적 확장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독일과 미국 텍사스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테슬라가 운영하는 기가팩토리 공장 수는 단숨에 2배로 늘어난다. 기존 생산공장의 생산라인 증설 계획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CFRA는 외형 성장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테슬라의 공격적 생산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M과 포드, 폴크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기업이 전기차사업 확대를 위해 연구개발 및 생산투자를 모두 늘리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와 관련한 기술을 충분히 확보해 두고 있는 단계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공장 가동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로 전기차 생산 원가에서도 경쟁사에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체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CFRA는 테슬라가 전기차시장에서 갈수록 더 강한 우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배터리 등 전기차 기술력 측면에서도 기존 완성차기업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테슬라가 새 전기차공장 가동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영향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주요 광물의 가격 상승 및 품귀현상이 지속되는 데다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공급망 차질도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CFRA는 테슬라가 독일 기가팩토리에서 세우고 있는 연간 50만 대의 전기차 생산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독일 기가팩토리 전기차 생산량을 더 늘리는 데는 한계를 맞을 수 있다며 현지 당국의 환경규제 등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