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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송중기씨와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앞세운 중국 비보의 스마트폰 'X플레이5' 광고. |
중국 스마트폰업체인 오포와 비보가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포와 비보는 같은 그룹사인데 두 회사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합하면 화웨이를 뛰어넘고 세계 3위를 차지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중국시장 공략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올해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폰업체는 중국의 오포와 비보"라며 "중국에서 화웨이와 샤오미 등 기존 경쟁자를 밀어내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오포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850만 대, 비보는 1430만 대로 세계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연간 출하량 성장률이 각각 153%와 124%에 이른다.
오포와 비보가 모두 중국 BBK그룹의 자회사로 사실상 같은 그룹의 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출하량의 총합은 3위 화웨이(2750만대)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중국 원플러스도 5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했는데 이 회사 역시 같은 계열사다.
IDC는 "오포와 비보는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장까지 공략을 확대하며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점차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보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X플레이5'는 스마트폰업계 최초로 6기가 램을 탑재한 최고사양 스마트폰이다. 비보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의 송중기씨를 X플레이5의 모델로 기용할 정도로 시장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서도 공식 스마트폰 후원사로 제품을 여러 차례 노출시키며 브랜드 인지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화웨이와 오포, 비보의 1분기 세계시장 점유율 총합은 18%로 애플의 15.3%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24.5%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지금과 같은 성장세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을 계속 빼앗을 경우 중국과 동남아 등 저가제품이 인기를 끄는 스마트폰시장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2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지업체들이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향력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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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가격이 지난해부터 대폭 하락하며 중국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을 이전보다 크게 높여 내놓고 있다. 사실상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체감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다.
화웨이가 10일 내놓은 전략스마트폰 '아너V8' 역시 자체개발한 '기린950' 프로세서와 4기가 램, QHD급 디스플레이 등 최고사양을 갖췄지만 40만 원대의 가격에 판매된다.
갤럭시S7과 아이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애플전자의 입지가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 중저가의 고성능 전략모델 '갤럭시C' 시리즈의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현지업체와 맞대결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DC는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업체는 세계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브랜드 이미지도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과 달리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강력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