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내놓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및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현지시각으로 21일 세계경제보고서를 내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기존 보고서보다 0.7%포인트 낮춰 내놓였다.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5%로 0.2%포인트 낮아진 반면 유럽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에서 1.5%로 반토막났다.
피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 제한과 여러 경제제재조치로 제조업 전반의 원가가 상승하고 소비자 실질소득도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바라봤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럽이 러시아에 에너지 공급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유가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은 7%, 유럽은 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8%로 기존 보고서에서 0.2%포인트 낮아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예상보다 큰 수준의 악영향을 장기간 미칠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제조업과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피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기존 보고서에서 0.3%포인트 낮춰 내놓았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활동 위축과 가계소비 감소, 전 세계적 공급망 차질이 경제성장률 저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피치는 “한국은 노동시장이 견고하고 가계 예금잔액이 충분해 악영향을 방어할 수 있다”며 “제조업 분야에 수주 물량이 충분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것도 경제성장률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국 인플레이션은 올해 연평균 4.1%에 이르고 연말까지 3.8%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피치는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매파적 성향을 띠며 4월 정례회의에부터 더 적극적으로 금리인상 계획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기존 1.75%에서 2%로 높아졌다. 현재 1.25%인 기준금리가 4월부터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모두 3차례 인상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피치는 내년부터 한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2023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2.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