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증시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경제성장 둔화, 기업 실적 부진 등에 영향을 받아 앞으로 더 하락한 뒤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이미 주가가 크게 떨어진 기술주와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종목은 아직 투자 가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7일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를 인용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기를 기대하는 대신 변동성이 더 확대되는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운용 자산이 1조 달러 이상인 펀드매니저 3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미국증시가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냈다.
연초부터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려면 주가가 앞으로 더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설문 대상자의 약 60%는 미국증시가 올해 내내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했다.
인플레이션 심화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전 세계 증시에 반영되며 물가는 상승하고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증시 하락을 이끄는 주요 원인은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와 세계 경제성장 둔화, 소비자들의 경제활동 위축과 기업들의 수익성 부진으로 지목됐다.
물가 상승에 따른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주식에 아예 투자하지 말라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이들은 평균 94%의 자산을 계속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펀드매니저들이 최근 주로 투자하는 종목은 기술주와 필수소비재 관련주, 에너지 등 유틸리티주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증시 기술주들은 연초부터 다른 종목과 비교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낸 만큼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재와 유틸리티주는 일반적으로 증시 하락 시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가치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펀드매니저들은 대체로 소형주보다 대형주, 유럽 주식보다 미국 주식의 비중을 늘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경기 변화에 대체로 덜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