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업계 1위 기업인 하나투어가 정부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방침에 따라 적극적으로 해외 여행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은 재무전문가로 그동안 하나투어가 코로나19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다졌는데 이제는 하나투어의 본업인 여행에서도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14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정부의 코로나19 자가격리 완화 방침에 발맞춰 이날부터 '꿈꾸는 대로 펼쳐지다' 캠페인을 시작하고 새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캠페인을 통해 선보이는 상품과 서비스는 단체여행이지만 자유여행처럼 여행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쇼핑 여부와 관광지를 선택할 수 있다. 자유여행객이 선호하는 호텔과 현지 맛집을 전문 가이드와 함께 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나투어는 이번 상품을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여행 상품을 내놓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같은 분위기 변화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가이드라인 완화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해외 여러 나라들이 하나 둘씩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했지만 국내에서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해외여행을 한 뒤 국내에 돌아오면 자가격리 7일이 의무화 됐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지로는 지난해 7월 한국과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을 맺은 사이판이 사실상 유일한 곳이었다. 트래블버블 협약을 맺은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들은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하지만 정부가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는 자가격리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하나투어는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다시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여행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송 사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재무전문가인 송 사장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재정적 성과는 쌓았지만 본업인 여행과 관련해서는 아직 제대로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송 사장은 코로나19 위기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외국계 컨설팅회사에서 하나투어로 영입됐다.
그는 하나투어의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2020년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그해 3월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송 사장은 코로나19 위기를 버티면서 다수의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면서 하나투어가 버틸 체력을 다졌다.
지난해 서울 중구에 있는 티마크호텔명동을 950억 원에, 본사 사옥을 포함해 4곳의 부동산 보유지분을 1170억 원에 넘겼다.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5개월 동안 유·무급 휴직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하나투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순현금 1112억 원을 확보해 기약없는 코로나19 보릿고개를 버틸 수 있는 기반을 쌓았다.
송 사장이 재무적 성과를 내는 동안 여행영업부문은 김진국 전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이 맡아 이끌었지만 최근 김 대표 사임으로 이제 모두 송 사장이 책임을 지게 됐다.
송 사장은 1976년 1월에 태어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매니징디렉터파트너를 지내다 2020년 3월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김진국 전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이사를 맡았을 때 재무를 주로 맡기는 했지만 분류가 나뉘어졌다고 해서 재무쪽만 맡았던 것은 아니다”며 “그동안 여행상품 개발 등은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행업계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다양한 상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