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가 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2차 소환되고 있다.<사진=포커스뉴스> |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가 검찰에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신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책임자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9일 신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했다.
신 전 대표는 오전 9시 44분 검찰청사에서 “피해자 유가족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남은 여생 참회하고 유가족들에게 도움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평생 봉사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신 전 대표는 기자들이 “살균제 유해 가능성 논의한 적 있냐”고 묻자 “검찰에 가서 성실히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신 전 대표는 옥시의 최고경영자로 있던 2000년 말에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하고 판매해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당시 제품개발과 판매에서 전권을 행사했고 최종 의사결정을 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신 전 대표가 회사 실무진으로부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독성실험 필요성을 보고받고도 이를 무시하고 제품판매를 강행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영국 본사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신 전 대표는 “독성실험 필요성을 보고받지 못했고 제품 개발과 판매 등 모든 과정에 영국 본사가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대표는 4월26일 검찰에 나와 17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신 전 대표와 함께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품인 ‘세퓨’를 제조해 판매한 혐의로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도 재소환해 조사했다.
오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한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를 세퓨 제조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옥시의 법률 대리인인 ‘김앤장’이 옥시 측에 불리한 실험결과물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데 대해서도 경위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조모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불거지자 옥시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실험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조 교수의 변호인은 기자회견에서 “김앤장이 조 교수팀 실험에서 살균제에 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숨기도록 옥시측에 법률 자문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쪽의 일방적 주장이라 당장 판단하기 적절치 않다”면서도 “일단 그런 주장이 있으니 경위를 한번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