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발자들에게 자체 플랫폼에서 게임을 독점발매하는 조건으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며 콘텐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가상현실분야의 콘텐츠 생태계 확보에 주력해 콘텐츠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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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9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게임 개발자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게임스비트 서밋'에 참석해 삼성전자의 모바일과 가상현실기기 등 플랫폼에 게임을 독점발매하는 조건으로 개발자들을 지원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하이 폰투 삼성전자 신규플랫폼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이전에 뉴스업체 등과 맺었던 제휴 프로그램을 게임분야로 확대하려 한다"며 "독립 개발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앱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조건으로 개발자들에게 마케팅 및 기술지원과 제작지원을 제공한다. 또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콘텐츠를 전 세계로 유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자체 스마트폰용 앱스토어 '갤럭시 앱스'와 가상현실플랫폼 '기어VR 스토어' 등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 비해 콘텐츠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는 콘텐츠의 규모로 이런 경쟁자들과 맞대결해 승기를 잡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체 플랫폼에서만 독점제공하는 콘텐츠를 확보하며 틈새시장을 노리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폰투는 "삼성전자는 자체 콘텐츠 생태계를 차별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게임사업은 이런 목표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7 시리즈에 게임 성능향상에 특화한 기능인 '불칸' 엔진을 탑재했다. 불칸 엔진은 특히 가상현실 게임을 구동하는 데도 적합한 성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가상현실기기 '기어VR'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게임기능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발자 지원계획을 통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과 가상현실 플랫폼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도 세웠다. 개발자들이 모바일 앱과 가상현실 전용앱을 동시에 출시하면 이를 무상으로 홍보해주는 것이다.
폰투는 "삼성전자는 모바일분야에서 후발주자지만 가상현실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충분한 승산이 있다"며 "특히 가상현실분야의 게임을 개발할 경우 지원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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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콘텐츠플랫폼 '기어VR 스토어'. |
삼성전자는 이전에 삼성비디오와 삼성뮤직, 삼성북스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내놓았지만 충분한 전용 콘텐츠 확보와 시장확대에 실패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콘텐츠사업을 다시 본격적으로 육성하며 개발자와 협력을 강화해 생태계를 먼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금전적 지원에 그치는 다른 플랫폼사업자와 달리 콘텐츠 개발자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만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전문지 벤처비트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밝힌 지원계획은 콘텐츠사업 확대의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며 "모바일과 가상현실기기의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