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SK이노베이션 계열사 SK온에서 사들이는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대거 옮기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미국 완성차기업에 전기차 배터리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바이든 정부도 현지 배터리공장 설립을 주문하면서 SK온에 이어 GM과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각으로 7일 “미국 완성차기업들은 배터리 기술력에서 아시아 기업들에 크게 밀리고 있다”며 “더 앞선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드와 GM 등 미국 주요 자동차기업이 전기차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며 배터리 충전 속도와 주행 거리 등 성능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완성차기업이 배터리 기술을 완성하는 것은 현재 테슬라가 지배하고 있는 전기차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판가름할 수 있다”며 “배터리가 가격 등 경쟁력에도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과거 디지털카메라의 화소 수나 PC의 연산 성능이 하드웨어 경쟁에 핵심으로 여겨졌던 것처럼 전기차시장에서는 결국 배터리 성능이 주된 경쟁요소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우 타이탕 포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전기차 브랜드의 차별화는 앞으로 배터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생산 원가에서 많게는 3분의1 수준을 차지한다는 점도 전기차 가격 경쟁력에 배터리를 중요한 요소로 삼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테슬라 등 배터리 수입을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의존하던 기업들이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확대을 추진하는 점도 배터리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최근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미국으로 더 많이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런 변화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던 핵심 소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져 전기차 생산공장 운영을 일시중단해야만 하는 타격을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변화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LG화학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자동차기업과 협력하는 사례에 주목했다.
타이탕 COO는 포드가 이미 SK이노베이션과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를 확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부분의 배터리 생산 거점을 미국에 들여오고 싶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고 물류 운송비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는 F-150 픽업트럭 등 전기차 주력상품에 SK온의 고밀도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지난해는 단순히 배터리 공급을 넘어 SK온과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에서 공동으로 공장 건설에 투자하기로 하며 협력을 더욱 확대했다.
포드 COO가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 확대 가능성을 논의한 만큼 앞으로 추가 공장 투자 등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수도 있다.
GM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협력하는 LG화학 및 LG에너지솔루션도 중요한 예시로 꼽혔다.
뉴욕타임스는 “GM이 LG화학과 협력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중인 23억 달러 규모 배터리공장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는 13개 대형 배터리공장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GM 역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하는 ‘쉐보레 볼트’ 등 전기차에 코발트 금속 사용량을 줄이고 알루미늄 사용을 늘려 가격 경쟁력과 성능, 안정성 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완성차기업들은 어떤 전기차 배터리가 더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지 답을 찾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대부분의 배터리는 아시아 기업들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