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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 '보복소비'에 가격 대폭 인상 검토,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2-28 15: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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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앞으로 미국의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주도해 나갈 원인을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의 ‘보복소비’ 활성화에서 찾고 있다.

미국정부의 공격적 양적완화 정책과 장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임금 상승 등 영향으로 가계에 여유자금이 쌓인 만큼 그동안 밀려 있던 소비욕구가 한꺼번에 분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기업들 '보복소비'에 가격 대폭 인상 검토,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문제는 미국 유통업체들이 이를 기회로 삼아 일제히 큰 폭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받았던 타격을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공격적 수익성 확보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미국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더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었던 미국 경제가 이전과 크게 다르다는 걸 깨닫고 있다”며 “가격 인상 흐름이 확산되며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유통업체 CEO들은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에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강력한 소비 욕구가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린다고 해도 수요에 악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뉴욕타임스는 렌터카업체 에이비스와 타이어업체 굿이어, 외식업체 블루밍브랜즈와 셰이크쉑, 크리스피크림도넛과 호텔체인 윈리조트 등의 콘퍼런스콜을 예시로 들었다.

해당 업체들은 일제히 2022년 들어 소비자들에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더 높이기 유리한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보복소비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이미 4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바라봤다.

보복소비는 한때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나 사회활동에 돈을 쓰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대신 명품이나 보석 등 사치품 구매를 늘리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보복소비가 일반 소비재와 외식, 여행업계 등으로 폭넓게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훨씬 더 많은 산업과 기업, 소비자들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흐름이 지속되면 이는 전 세계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이끌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소비자들과 기업의 태도 변화가 더 가파른 물가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며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상승과 소재 및 광물자원 공급 차질, 원재료값 인상 가능성도 미국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과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대상 경제제재가 인플레이션을 극단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며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주식시장에 이미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효과가 부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데다 소비자물가도 더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중앙은행이 그동안 시장에 공격적으로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고 물가 안정이라는 의무를 다해야만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악의 경우 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해부터 크게 인상한 뒤 세계 전반적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며 세계 경제가 장기간 저성장기에 접어들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여유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던 서민층이 물가 인상에 더 큰 압박을 받아 소비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워지며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한국 경제는 내수시장보다 미국 등 주요국에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 위축 흐름이 나타난다면 다른 국가보다 훨씬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결국 미국 연준이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방어에 얼마나 효율적 대책을 내놓을지가 미국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당분간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게 될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정세 변화가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금리 인상폭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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