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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최대실적 행진에도 지점과 인원 줄여, 공공기능 외면 지적도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2-02-22 16: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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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점포폐쇄와 인력감축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비용효율화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과 싸움에 대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매년 최대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성을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최대실적 행진에도 지점과 인원 줄여, 공공기능 외면 지적도
▲ 4대 은행 로고.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새로운 경쟁자인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의 비용효율화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4대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이 점포폐쇄와 인력효율화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507곳이다.

이 가운데 4대 은행이 폐쇄한 점포는 모두 830곳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하나은행이 304곳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KB국민은행(225곳), 우리은행(165곳), 신한은행(136곳) 등으로 나타났다.

점포뿐 아니라 정규직 직원 수 역시 감소하고 있다.

4대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의 인원 축소폭이 가장 컸다.

2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1만2755명이었던 하나은행의 정규직 직원은 2021년 9월에는 1만1635명으로 8.8%가량 줄었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만6499명에서 1만5529명으로 약 5.9% 줄었고 우리은행은 1만4169명에서 1만3627명으로 3.8% 축소됐다. 가장 작은 감소세를 보인 신한은행은 1만3635명에서 1만3149명으로 3.5%가량 줄었다.

이 기간에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에서는 비정규직 인원이 각각 25.4%, 44.3% 늘어난 반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는 비정규직 직원 수가 각각 27%, 4%가량 줄었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확대하고 취업문을 좁히면서 인력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불과 몇년만에 공채 인원이 반토막 나면서 입행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2021년 정기 공채 규모는 1382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1119명)보다는 263명 증가했지만 2018년(2584명)과 2019년(2158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은행 취업을 준비하는 한 취업준비생은 "요즘은 예전과 달리 은행권 채용인원이 확 줄어 은행만 준비하기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다른 사기업이나 공기업 등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점포폐쇄와 관련해서도 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져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약자의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다.

강민국 의원은 "은행이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증가를 이유로 점포를 폐쇄하는 것은 은행이 가진 공공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다"며 "금융당국이 은행의 지역 재투자 평가를 하면서 은행점포 감소에 대한 감점부과를 확대하는 등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원과 점포축소의 현상은 인터넷은행들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이 낮아 기존 은행권도 점포 유지비, 인건비 등을 줄여 비용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업이익경비율은 영업이익에서 인건비, 임대료,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이 값이 작을 수록 적은 비용으로 높은 생산성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익구조가 단순한 은행권에서는 통상적으로 비용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들어 점포가 없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낮은 영업이익경비율을 보이며 시중은행을 추격하고 있어 비용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각 은행에 따르면 2021년 4대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영업이익경비율 평균은 48.9%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44.8%로 가장 낮은 영업이익경비율로 높은 생산성을 보였고 이어 신한은행 46.1%, KB국민은행 52.2%, 우리은행 52.5% 순서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경비율은 45%로 이미 시중은행 평균을 밑돌아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아직까지 다소 높은 61% 수준이지만 2020년 말 30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서는 무점포 전략을 쓰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영업규모를 확대하며 영업이익을 크게 늘려나가면 상대적으로 판매관리비의 비중이 줄어 장기적으로 영업이익경비율을 30%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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