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새해 연초부터 굵직한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잇따라 따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GS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벌써 1조5천억 원을 넘어서며 정비시장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서울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유력한 수주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상반기 도시정비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1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현재 건설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금액이 1조 원을 넘었다.
GS건설은 지난 1월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에 이어 최근 은평구 불광동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도 확보했다.
부산에서 수주한 구서5구역 재건축사업까지 더하면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1조5174억 원에 이른다.
임 부회장은 이에 더해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도 노리고 있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노량진3구역 재개발사업과 함께 올해 상반기에 결정되는 서울 도시정비시장 주요 사업지 가운데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꼽힌다.
GS건설은 일찍이 노량진3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서는 발을 뺀 만큼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계획은 현장설명회 등 일정에 따라 봐야 한다”면서도 “흑석2구역은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흑석동 99의3번지 일대 4만5229㎡ 규모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서울시 공공재개발 1호 사업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을 맡아 지하 7층~지상 49층 규모 아파트 1216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게 된다.
흑석2구역은 동작구에 속해있지만 한강변을 끼고 있고 강남 등으로 접근성도 좋아 서울시 공공재개발 사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흑석2구역은 앞서 1월 말 진행한 현장설명회에 GS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의 대형 건설사 8곳이 참여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흑석2구역에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및 계약업무처리기준을 벗어나 미리 홍보관을 설치하는 건설사가 나왔을 정도로 물밑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업계에서는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이 결국 GS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의 3파전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건설이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까지 수주하게 된다면 올해 들어 많은 건설사들이 욕심낸 주요 대형 사업장들을 대부분 차지하는 셈이 된다.
GS건설이 올해 시공권을 확정한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예정 공사비가 6224억 원,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은 6201억 원 수준이다.
두 사업지 모두 입지도 좋아 사업성이나 상징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강맨션아파트는 서울 강북지역 전통 부촌으로 일컬어지는 이촌동 일대에서도 알짜배기 입지로 곱힌다. GS건설은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에 68층 규모 혁신설계안도 제시해 한강변 최고층 아파트에 자이 브랜드를 걸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불광5구역 역시 아파트 32개동 규모의 대단지로 개발되는 데다 입지조건도 좋아 은평구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불광5구역은 지하철 3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과 6호선 독바위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연신내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연결된다.
이런 초반 기세로 보면 임 부회장은 올해 7년 만에 도시정비시장 1위 탈환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2015년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만 8조 원을 보이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 도시정비사업에서 꾸준히 상위권 실적을 보였지만 1위 자리를 되찾지는 못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실적 5조1437억 원을 보이며 크게 선전했다. GS건설은 막바지까지 현대건설과 1위를 놓고 경쟁했지만 아쉽게 선두는 내줬다.
2020년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실적 2조5090억 원을 확보하면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에 이어 4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진했다.
한편 지난해 1위인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서울 강남, 용산 등에서 여러 리모델링사업에 입찰해 수주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대구 봉덕1동 우리주택재개발사업(3024억 원) 시공권을 확보한 데 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