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NFT사업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최근 NFT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며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NFT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T 공룡인 두 회사의 NFT사업 진출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네이버와 카카오에게 NFT는 단순히 하나의 사업모델이라기보다는 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조각일 수도 있다. NFT가 메타버스를 비롯한 미래 인터넷 패러다임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메타버스:웹 3.0 가상클라우드, 이코노미’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메타버스 콘셉트가 NFT와 결합하면 향후 웹3.0시대를 열며 1조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메타버스가 웹3.0시대를 열게 될 것이고 거기서 NFT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웹3.0은 간단히 말하면 기존 웹2.0시대에 이어 등장하는 새로운 인터넷시대다. 인터넷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됐던 것처럼, 일방향 인터넷이 쌍방향으로 전환되고 그 와중에 막강한 플랫품들이 등장했던 것처럼, 인터넷 패러다임의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필연적으로 패권의 변화를 야기한다. 그동안 IT산업의 강자로 군림했던 네이버와 카카오에게 이런 전환기는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메타버스와 NFT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미래 인터넷 세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그냥 지나쳐 갈 수 없는 중요한 승부처가 될 공산이 크다.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메타버스의 잠재력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메타버스에 ‘올인’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이름도 ‘메타’로 바꿨다.
처음에는 저커버그가 애들 장난 같은 데 몰두한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조스와 같은 다른 거물급 기업인들이 우주사업을 하는 것과 비교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시장도 커지고 뛰어드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IT와 미디어 분야 분석가인 벤 톰슨은 "머스크가 달에 가려 한다면 저커버그는 새로운 달을 창조하려 한다"고 말했다.
메타 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들은 메타버스의 기준을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다. 지금 구글이나 애플이 모바일인터넷 세상의 강자로 군림하는 것처럼 새로운 메타버스 세상에서 그런 지위를 누리고자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필연적으로 이 경쟁 대열에 끼어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확장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는 기회이기도 하다.
메타버스에서 NFT는 메타버스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메타버스 공간에서 암호화폐가 현실 세계의 현금처럼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인류의 경제 역사에서 화폐가 등장하기에 앞서 소유권 개념이 먼저 나왔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내 것과 네 것의 구별이 있어야 물물교환도 하고 화폐를 통한 교환 행위도 이뤄질 수 있다.
결국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을 하며 생태계를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 그리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수단, 거래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게 바로 NFT다.
메타버스 경제에서 암호화폐보다 더 본질적 요소가 NFT일 수 있는 셈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재미, 실용, 소유, 보관, 매매 등의 필요를 충족하는 다양한 디지털자산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경제시스템의 기반 위에 운영, NFT는 디지털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핵심 기술로서 메타버스의 경제시스템 운영에 필수적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네이버는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출시해 2억 명이 넘는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해 놓았다.
제페토는 K팝 지식재산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제페토 운영사 제이버제트는 2235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는데요. 소프트뱅크가 80%에 이르는 1750억 원을 투자했다.
그밖에 여기에 참여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등 스타들의 지식재산이 제페토 안에서 NFT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밖에도 드라마 제작사가 드라마 콘텐츠를 제패토 안에 구현하거나 패션브랜드들이 제패토 안에서 상품을 파는 일도 있다. 역시 NFT와 접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은 그동안 일본에서만 진행했던 NFT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라인은 글로벌 NFT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라인넥스트’ 법인을 한국과 미국에 각각 설립했다.
고영수 라인넥스트 대표는 "NFT는 콘텐츠, 게임, 소셜, 커머스 등 전 방위적 영역에서 디지털 변혁을 만들고 사용자 경험을 혁신할 기술 인프라다"며 “한국에서는 글로벌 NFT 플랫폼 전략 수립을, 미국에서는 여러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함께 NFT 생태계와 NFT의 글로벌 대중화를 실현하는 서비스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인넥스트의 NFT사업이 메타버스 공간 제페토에 다방면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그리 어렵지 않게 점쳐볼 수 있다.
카카오는 아직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서비스를 내놓진 않았지만 카카오 공동체의 앞으로 나아가야 할 큰 틀의 방향성에 메타버스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미 카카오 구성원들은 메타버스에 관한 치열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 공동체에서 역량을 집중 시켜 다가올 메타버스시대를 맞아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그라운드X 기술력과 회사 콘텐츠 자산을 활용해 NFT 관련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남궁 내정자는 지난해까지 카카오게임즈 대표로 있다가 물러난 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를 맡았습니다. 그 뒤 카카오 대표에 내정됐다.
IT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에서 준비했던 메타버스, NFT 등의 미래사업 아이템들이 카카오 공동체의 전체 미래 전략에 반영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남궁 내정자는 지난해 말 페이스북에서 “게임산업은 스스로 성장할 뿐 아니라 디지털산업 전체를 혁신할 것이다”며 “드디어 게임의 게임의 응집된 내력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그 힘을 만방에 펼칠 때가 왔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beyond game일 것이다”고 말했다.
남궁 내정자는 “암호화폐 또한 게임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 P2E(Play to Earn, 플레이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게임)뿐 아니라 M2E(move to earn), T2E(train to earn) 등 게임 기술을 근간으로 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소비자에 머물렀던 일반대중이 디지털 생산자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예시론 든 P2E, M2E, T2E는 게임 이용자들이 모두 게임을 통해 실제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메타버스와 NFT는 빠질 수 없다. NFT를 활용해 게임 내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한 최적의 공간은 메타버스이기 때문이다.
앞서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 대표 시절 주주서한을 통해 글로벌을 목표로 서비스를 출시하고 메타버스, NFT 등 사업을 키우겠다고 전한 바 있다. 카카오의 대표와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겸직하게 된 이상 그의 비전과 구상은 카카오그룹 전체의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웹 콘텐츠 지식재산을 다량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다. 웹툰, 웹소설 사업을 국내는 물론 일본, 동남아, 유럽, 북미 등까지 확장하고 있다.
NFT에 활용할 지식재산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메타버스나 NFT와 관련해서는 네이버나 카카오는 물론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늠하기 쉽지는 않다. 산업 자체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고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한 기업도 현재로서는 드물다.
다만 투자업계나 조사연구기관 등은 2022년 주요 키워드로 메타버스와 NFT를 꼽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생소했던 메타버스와 NFT는 이제 점차 익숙한 개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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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ecft.or.kr/shop/item20.php?it_id=1641950556 (2022-02-10 08:3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