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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뜨거운 감자 '쪼개기 상장', 주주피해 막을 방안 마련되나

진선희 기자 sunnyday@businesspost.co.kr 2022-02-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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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과 함께 모회사인 LG화학 주가가 하락하면서 '쪼개기 상장'이 국내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모회사의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이 분노를 표출하자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도 물적분할 후 상장과 관련해 문제점을 거론하고 나서 해결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국내 증시 뜨거운 감자 '쪼개기 상장', 주주피해 막을 방안 마련되나
▲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쪼개기 상장과 관련된 논쟁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쪼개기 상장과 관련된 논쟁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쪼개기 상장이란 기존의 상장사가 물적분할한 뒤 자회사도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물적분할은 1998년 12월 상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된 개념으로 모회사의 특정사업부를 신설회사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분을 모회사가 100%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형식의 기업분할 형태다. 물적분할을 통해 기존 주주들은 종전과 다름없는 지분가치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상장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적분할은 모회사 주주에게는 신설 자회사 주식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알짜 사업부를 가진 자회사가 상장하면서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여지가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론적으로는 주주의 지분가치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모두 분할 전과 비교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분할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분할 자회사는 모회사의 사업 부문으로 있을 때보다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 받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물적분할 자체보다는 물적분할 이후에 지배주주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행위들이 벌어지면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쪼개기 상장으로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사례가 많다.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 SK이노베이션-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 등 증시선진국에서는 쪼개기 상장을 보기 힘들다. 소액주주 집단소송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소송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시키지 않으려 한다.

실제 국내에서 쪼개기 상장에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은 소송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신문고에는 "물적분할에 대한 제도 개선을 촉구합니다", "반자본주의 물적분할 법개정이 필요합니다"와 같은 청원글도 다수 올라와 있다.

이와 관련해 법 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월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기업이 물적분할을 하고 신설회사를 상장할 때는 기존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마련하는지 상장 심사단계부터 면밀히 살피고 상장 이후에도 이행여부를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물적분할 이슈에 대해 법적인 부분에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 이슈는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적분할 때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주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설 연휴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물적분할 후 재상장 금지'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물적분할 때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향후 법 개정 등을 통해 물적분할로 신설된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제도와 더불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등이 이뤄지면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간극이 좁혀지면서 지배구조 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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