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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회복 국면에 강한 호텔신라 주가, 이부진이 키운 면세사업의 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2-03 16: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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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주가는 경제위기 회복 국면에서 항상 강한 모습을 보였다. 면세점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외부 환경 악화로 여행객이 줄어들면 급격히 위축되지만 점차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신호가 보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가가 뛰었다. 덩달아 실적도 좋아졌다.
 
위기회복 국면에 강한 호텔신라 주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615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부진</a>이 키운 면세사업의 힘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의 대표적 치적인 면세점사업이 향후 위기 회복 국면에서 호텔신라의 매력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호텔신라와 관련해 분석리포트를 낸 여러 증권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호텔신라의 실적반등이 당분간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호텔신라의 전부나 다름없는 면세점사업을 둘러싼 뚜렷한 호재가 없다는 것이 이런 전망의 근거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초 기대와 달리 해외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쉽게 늘지 못하고 중국 보따리상 유치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방역 강화 방침에 1~2월 보따리상 수요도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여 1분기 면세유통사업부문 실적개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윤희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2022년 상반기에 국내 면세업황 개선 기대는 어렵겠다”며 “호텔신라의 유의미한 실적개선은 2022년 하반기 이후 가능할 것이며 점진적 여행 수요 회복을 감안해 긴 호흡에서 접근하길 권고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호텔신라 분석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모두 9곳이다. 이 가운데 목표주가를 내린 곳은 6곳이나 된다. 호텔신라를 향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호텔신라가 면세점사업에서 부진하다고만 보기 힘든 지표들도 확인된다.

호텔신라는 2021년 4분기에 면세유통사업(TR)부문에서 매출 1조74억 원, 영업이익 231억 원을 냈다. 2020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6% 늘었고 흑자전환했다.

2019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으로 1조 원을 밑돌았던 분기 매출이 8분기만에 매출 1조 원을 회복했다는 의미도 있다.

다른 경쟁기업과 비교할 때 호텔신라의 실적이 더욱 돋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4분기 실적과 최근 매출 동향은 호텔신라의 글로벌 브랜드 소싱 역량의 우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물량이 제한적인 가운데 후(LG생활건강 화장품)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매출에 타격이 있었지만 호텔신라는 큰 문제없이 시기를 넘기고 있다”고 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여행이 재개되면 호텔신라의 실적개선 폭이 상당히 클 것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고 덧붙였다.

면세점사업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사업구조상 향후 코로나19에 따른 먹구름만 걷히면 호텔신라의 실적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과거에도 호텔신라는 위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매력이 부각된 적이 있다.

호텔신라는 2016년 사드 보복 사태에 직격탄을 맞아 면세점사업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이후 사태가 진정되면서 실적이 급등했고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잇달아 갈아치우기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본다면 호텔신라의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어 보인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실제로 면세점사업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과거 연매출 4조~5조 원을 냈지만 최근 2년 연속으로 2조~3조 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호텔신라가 내실을 챙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면세점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지면 호텔신라의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위기회복 국면에 강한 호텔신라 주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615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부진</a>이 키운 면세사업의 힘
▲ 신라면세점 서울점.

호텔신라 면세점사업은 이부진 사장의 대표 치적이다.

이 사장이 처음 호텔신라에 입사한 2001년만 하더라도 호텔신라가 면세점사업에서 내는 매출은 2500억 원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에는 연 매출 5조 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18년 만에 매출이 20배나 급증한 것이다.

이 사장은 신라면세점사업을 뚝심으로 밀어붙이며 롯데면세점이 꽉 잡고 있던 면세점시장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하는 성과를 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면세점 진출이라는 결실까지 맺었다.

과거 HDC그룹이 면세점사업에 진출하면서 손을 내밀었던 곳도 이 사장이 키운 신라면세점이었다.

실적 비중에서도 면세점사업은 이미 호텔&레저사업을 압도한다.

면세점사업의 매출 비중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60% 안팎이었다.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30% 수준이었다.

현재는 면세점사업을 빼놓고 호텔신라를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의 의존도는 매우 높다.

2021년 1~3분기 기준으로 호텔신라 면세점사업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8.3%, 116.0%다. 호텔&레저사업의 매출과 비교하면 약 7배 많은 것이며 호텔&레저사업에서 보는 손실을 면세점사업이 대신 메워주고 있는 구조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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