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걸까, 새벽이 오기 전에 가장 짙은 어둠일까?
삼성물산이 1분기에 건설부문의 부진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물산의 실적반등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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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삼성물산 주가는 28일 전일보다 1.49% 하락한 13만2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물산의 자회사 바이오로직스가 연내 상장을 결의했지만 삼성물산 주가를 끌어올리기 역부족이었다.
삼성물산 주가는 오전 한때 3%대로 하락하다 바이오로직스 상장 추진 결정에 잠깐 1%대까지 상승 전환했으나 곧 하락반전해 그대로 장을 마쳤다.
삼성물산은 1분기 영업손실 4348억 원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 낸 영업손실 890억 원보다 적자규모가 커졌다.
삼성물산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수백억 원대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발표한 실적은 이런 시장 기대를 크게 벗어났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에서 수주산업 회계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서 원가 변동 가능성이 있는 25개 사업장에 36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이번에 반영했다.
증권사들은 삼성물산의 실적개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이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비용 발생에 대해서 무덤덤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삼성물산이 언급한 대로 철저한 원가분석을 통해 비용을 반영한 만큼 향후 실적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확정손실이 아닌 잠재손실을 선반영해 1분기에 영업손실을 봤다”며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수준에서 선제적으로 충당금 및 손실을 모두 반영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이 2분기에 영업이익 1천억 원대 안팎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건설부문의 실적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다른 건설사와 달리 삼성물산은 국내주택 등 고마진사업에 대한 신규수주가 부족하다”며 “건설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개선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은 해외건설 영업손실과 국내 주택부문 감소로 건설부문 성장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시가총액에서 건설부문 가치비중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기초체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규모 손실처리가 견적의 부정확성 또는 공사수행 능력의 부족 등 삼성물산의 개별적 문제인지 보수적 회계처리로 발생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