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나온다.
올해 케미칼(화학)부문 실적이 지난해보다 다소 후퇴하지만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큐셀(태양광)부문의 사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 |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영업환경 호조에 관계 없이 실적 개선을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태양광 셀과 모듈의 유럽시장 개척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이어 올해 잇달아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쓰기 위해서는 이 사장이 이끄는 큐셀부문의 영업흑자 전환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케미칼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큐셀부문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8400억 원 이상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올해에는 케미칼부문의 실적이 업황 변화로 지난해 만큼 높은 수준을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보여 큐셀부문의 실적 호전이 최대실적 기록을 새로 쓰는데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케미칼부문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823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2022년 8830억 원으로 20%가량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큐셀부문을 둘러싼 사업환경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 폴리실리콘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꼽힌다.
다만 올해는 폴리실리콘 공급이 장기적으로 늘어나 가격이 하향 안정될 공산이 크다.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2021년 70만MT(메트릭톤)에서 2022년 100만MT를 넘어선 뒤 2023년에는 200만MT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국가의 태양광발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폴리실리콘 공급 확대로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올해부터 폴리실리콘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면 연간 영업이익 1400억 원가량을 거둘 것으로 바라봤다.
큐셀부문이 2021년 영업손실 2636억 원을 본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4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발생하며 전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KB증권 역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따라 2분기부터 실적을 개선한다면 한화솔루션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 원을 훌쩍 넘으며 사상 최대기록을 새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더해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태양광산업 육성방안(SEMA법안)이 통과 된다면 한화솔루션에게 대규모 추가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시선도 많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태양광산업 육성방안이 통과된다면 한화솔루션은 기존 미국 태양광 모듈 공장(1.7GWh)만으로도 매년 1428억 원의 세전이익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2030년까지 누적 1조원 이상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미국의 태양광산업 육성방안이 의회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어 한화솔루션으로서는 사업 전망을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기후변화 세제혜택 정책에 반대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구영 사장은 태양광 재료가격 하락하는 상황과 미국 정책의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실적 호전을 위한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원재료 시황과 미국의 정책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탄력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우선 태양광 발전사업 관리에 공을 들여 중장기 수익성 확보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태양광발전소 개발과 건설, 운영에서 매각까지를 아우르는 분야다. 태양광셀이나 모듈 등 제품 판매보다 안정적으로 꾸준한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2020년부터 수익 안정화를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확장해 현재까지 15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사업을 수주했다. 다만 실적에 반영된 규모는 아직 0.5GW 수준에 그친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수주부터 실적 반영까지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해 올해부터 매년 평균 3조5천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또한 한화솔루션은 주력 미국 시장 외에 유럽지역에서도 그동안 쌓아온 사업역량을 토대로 이익을 내기 위한 기반 마련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8월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기업 RES메디테라니SAS(RES프랑스) 지분 100%를 9843억 원에 인수한 뒤 유럽에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독일 베를린의 ‘도심 지붕형 태양광사업’ 참여, 스페인 남부 50MW(메가와트) 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 독일 태양광 제조사와 ‘태양광셀 특허기술’ 라이선스 계약 등을 잇달아 알렸다.
한화솔루션은 2750억 원 규모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채권 2750억 발행을 통해 고효율 태양광 셀과 모듈 생산설비 투자 확대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지난해 9월 충북 음성과 진천 태양광모듈 생산시설 증설과 연구시설 확대를 알리는 자리에서 태양광사업에 지속해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사장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래 태양광산업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