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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노조 '노동이사' 4전5기 성공할까, 주주 마음 얻을 새 전략 짰다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2-01-19 15: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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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노동조합이 글로벌 사업에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로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KB금융지주 노동조합은 2020년 ESG전문가 영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졌는데 이번에는 KB금융지주의 해외사업 부문을 건드리며 주주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노조 '노동이사' 4전5기 성공할까, 주주 마음 얻을 새 전략 짰다
▲ KB금융지주 노조가 5번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도전한다. 18일 노조 측 관계자들이 KB금융지주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KB금융지주 노동조합 >

19일 KB금융그룹 안팎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다른 은행 지주사와 비교해 해외사업 성과가 약점으로 꼽힌다.

2020년 연간 실적 기준으로 KB금융지주 해외사업부문 순이익(1112억 원)은 하나금융지주(5374억 원), 신한금융지주(3419억 원), 우리금융지주(1407억 원)보다 작다.

시가총액과 순이익 규모면에서 가장 큰 지주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과다.

KB금융 노조 측은 18일 김영수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경쟁사와 달리 사외이사진에 해당 분야 전문가가 없어 해외사업에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KB금융지주가 객관적으로 뒤쳐지는 영역에서 전문가를 추천해 주주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류제강 KB금융 노조 의장은 "다시 주주제안에 나서는 것은 경영참여의 목적이 아닌 주주이자 직원의 대표로서 회사가 해외사업에서의 약점을 보완해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앞서 KB금융 노조 측은 2020년 사외이사 추천 당시 ESG전문가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추천했다가 'KB금융지주는 이미 ESG성과가 우수하다'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평가를 받으면서 좌절된 바 있다.

KB금융 노조 측은 구체적으로 부진을 겪고있는 부코핀은행과 2008년 국민은행의 해외사업 투자 실패사례인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BCC)를 언급하면서 글로벌 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7월과 9월 두번에 걸쳐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22%에서 67%로 늘리면서 대주주에 올랐다. 취득관련 자문비용을 포함해 지분을 늘리는데 들어간 투자금은 42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에는 3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자금을 더 투입했다. 3차 유상증자 규모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4천억 원 수준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8천억 원이 넘는 많은 금액을 부코핀은행에 투자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부코핀은행은 소매금융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는데 코로나19 이후 인도네시아의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부코핀은행은 2021년 1분기에서 3분기까지 1180억 원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언제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3분기 영업보고서를 통해 "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진정여부와 백신접종을 통한 조기 통제가 가장 큰 변수다"며 "수도 이전 계획이 지연되고 가계의 실직과 소득 감소가 확대되면 내수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바라봤다.

KB금융 노조 측은 부코핀은행에 더해 KB금융그룹의 '해외사업 트라우마'로 불리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BCC) 투자실패 사례도 언급하며 글로벌 전문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부코핀은행이 잘못되면 센터크레디트 사례처럼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KB국민은행은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BCC) 지분 41.9%를 9541억 원에 사들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지속해서 부진을 겪다가 결국 2017년 투자액 대부분을 손실로 처리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인수과정의 적법성 등과 관련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으며 은행장이 센터크레디트 투자 관련 내용을 이사회에 허위, 누락보고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1조 원에 가까운 투자실패로 한때 주가가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이후 한동안 KB금융그룹이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해외사업에 소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다.

KB금융 이사회 측은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해 해외사업을 보완해야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부코핀은행 인수는 적정한 가격의 중위권 은행을 인수해 굿뱅크로 전환하는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방향에 기반한 것으로 이사진의 구성과 전문성과는 인과관계가 없는 사안이다"며 "부코핀은행은 현지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이 다소 감소했으나 KB국민은행의 증자 참여를 바탕으로 신규고객 확보, 자산 양질화, IT인프라 개선 등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이미 이사회에 미국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등 금융 및 재무 분야에서 글로벌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이 많다는 점도 덧붙였다.

노조 측은 글로벌 의결권자문사를 상대로도 설득작업을 계속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율이 70%에 달하는 등 외국인 주주의 영향력이 높다.

글로벌 투자회사 등이 주축인 외국인 주주들은 통상적으로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금까지 KB금융 노조 측의 사외이사 제안에 모두 반대표를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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