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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한솥밥 먹던 이현승·조재민, KB·신한 운용사 라이벌로 승부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2-01-06 15: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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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KB자산운용 각자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회사를 함께 이끌었던 두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경쟁자로 다시 만났다.

용호상박(龍虎相搏),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과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각자대표이사 사장의 얘기다.
 
[오늘Who] 한솥밥 먹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359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현승</a>·<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15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재민</a>, KB·신한 운용사 라이벌로 승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각자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KB자산운용은 매서운 기세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공략하며 2021년 운용업계 3위 자리에 올라섰고 신한자산운용은 올해부터 통합출범을 통해 도약을 노리고 있는 만큼 두 CEO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두 자산운용사는 주요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연금 시장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업계 내 위치를 살펴보면 KB자산운용이 다각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회사규모로는 '라이벌'이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먼저 순이익을 살펴보면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KB자산운용은 597억 원, 신한자산운용은 255억 원을 거둬 2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인다.

운용자산 규모(AUM)도 4일 기준으로 KB자산운용이 127조3037억 원으로 신한자산운용(75조6772억 원)을 앞서고 있다.

KB자산운용은 2021년부터 시작된 이 사장 단독대표체제 아래 보험계열사 자산을 대거 이관받으며 운용자산 규모 4위에서 3위로 발돋움했고 상장지수펀드(ETF) 분야에서도 공격적 경영을 통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에 이은 3등 자리를 굳혔다.

다만 올해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부터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통합하면서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한금융그룹차원에서도 전폭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올해는 두 금융지주가 자산운용에서도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영상 편지를 통해 "신한자산운용이 통합을 계기로 자본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는 일류 운용사로 성장하고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받는 최고의 투자 솔루션 기업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최고의 라이벌인 KB금융그룹의 자산운용사 대표출신인 조 사장을 전격 영입한 것은 이례적 일로 금융업계에서는 모두들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사장은 전통자산부문을 맡아 타깃데이트펀드와 상장지수펀드 부문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타깃데이트펀드는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로 올해 6월부터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가 시행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미래 성장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다.

KB자산운용도 지난해 7월 해외 운용사 뱅가드와 자문계약을 종료하고 이제부터는 독자적으로 타깃데이트펀드 운용에 나서게 되는 만큼 두 운용사 사이의 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사장은 지난해 단독대표를 맡으면서 연금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KB온국민TDF'의 규모를 3600억 원에서 1조 원까지 늘리고 'KB다이나믹TDF', 'KB온국민평생소득TIF', 'KB타겟리턴OCIO펀드' 등 연금펀드 라인업을 강화해 왔다.

성장세를 가속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승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는 73조9675억 원(순자산가치총액 기준)에 이른다.

2020년 12월 말(52조365억 원)과 비교해 1년 만에 20조 원 이상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에 새로 들어온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KB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 순자산가치 총액은 5조8401억 원이다. 전체 시장에서는 점유율 7.9%를 차지하며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은 3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이 사장 단독대표 체제 아래서 수수료를 공격적으로 인하하고 각종 테마 상장지수펀드를 다양하게 출시하면서 2021년 한해에 상장지수펀드 순자산가치 총액 규모를 2조5천억 원가량 늘렸다.

반면 신한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시장 점유율은 2021년 12월 말 기준으로 0.8%에 그친다. 순가치총액은 5948억 원 수준이다.

아직까지 상장지수펀드 규모가 크지 않은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상장지수펀드 브랜드를 '쏠(SOL)'로 변경하고 2021년 9월 이후 6개의 신규 상장지수를 상장하며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조 사장은 여기에 속도를 붙여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올해 그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이 사장과 조 사장은 2018년부터 KB자산운용을 함께 이끌면서 인연을 맺었다.

조 사장은 2017년부터 KB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1년 뒤 이 사장이 추가로 대표이사에 영입되면서 각자대표체제가 도입됐다. 

당시 조 사장은 리테일·채권 등 전통자산부문을 맡았고 이 사장은 인프라·부동산 등 대체투자부문을 이끌어왔다.

조 사장은 2020년 말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으며 이후 지난해부터 이 사장이 KB자산운용의 단독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사장과 조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이력면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1962년생인 조 사장이 씨티은행에서 '금융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1966년생인 이 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에서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조 사장은 2000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으며 22년째 자산운용업계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사장은 2015년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으며 업계 전문경영인 경력은 비교적 짧은 편이다.

성격면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꼼꼼하고 뚝심있는 성격으로 차분하게 현안에 대응하는 반면 이 사장은 금융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가지고 날카롭게 사안을 분석해 접근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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