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실적 급증
조재민은 신한자산운용의 2024년 상반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를 2023년보다 크게 키웠다.
신한자산운용은 2024년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수익으로 71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영업수익이 10.2% 늘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에 상반기에 회사 출범 이후 최대 영업수익을 거뒀는데 1년 만에 기록을 새로 썼다.
자산운용사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수수료 수익이 50억 원 가까이 늘었다.
2024년 영업이익도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2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영업수익에서 판매비용과 일반관리비용과 같은 비용을 제한 뒤 남은 이익을 의미한다.
당기순이익 증가폭은 더 크다.
신한자산운용은 2024년 상반기 80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65.6%나 급증한 수치다.
순이익 성장세가 영업수익이나 영업이익 증가폭을 상회하는 것이다.
이는 영업외수익 항목이 2023년 상반기 2억9417만 원에서 849억2960만 원으로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영업외수익은 기업이 주된 영업활동이 아닌 다른 일로 만드는 이익을 뜻한다.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이자수익 또는 임대료 등이 영업외수익으로 잡힌다.
자산운용사가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했던 자산을 팔아서 만든 이익도 영업외수익에 들어간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2024년 상반기 실적을 두고 “사모펀드를 통해 재무적투자자로 대체투자에 참여해 얻은 수익이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자산운용은 조재민이 취임한 첫 해였던 2022년에는 직전 해인 2021년과 비교해 외형만 커지고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1월에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합병하면서 2022년 한 해 동안의 영업수익은 2021년보다 10% 넘게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뒷걸음질했다.
이에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 상반기 들어 본업인 수수료 수익부터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방침이 1년 사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셈이다.
△단독대표로 연임
신한자산운용은 2024년 들어 기존 각자대표이사 체제에서 조재민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23년 12월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조재민 연임을 추천했다.
본래 신한자산운용은 2022년부터 조재민이 전통자산(주식·채권)을 맡고 김희송 사장이 대체자산(부동산·특별·혼합)을 담당했다.
그런데 조재민이 단독대표 후보로 결정되면서 향후 회사 경영 전반을 이끌게 됐다.
함께 각자대표로 있던 김희송 사장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대체자산 분야 업무를 계속 수행한다.
조재민이 보장받은 새 임기가 2년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는 일반적으로 첫 임기 2년에 추가 임기 1년을 받는 방식으로 연임했는데 조재민은 이례적으로 2025년 12월31일까지 2년 임기를 확보한 것이다.
조재민이 신한자산운용의 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내는 작업을 추진하고 내부 업무 흐름을 체계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온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조재민을 비롯한 신한금융 인사와 관련해 “성과와 역량을 검증 받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재신임함으로써 CEO가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한다”고 설명했다.
| ▲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2023년 2월2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맨 왼쪽부터)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조 대표, 김형석 한국ESG구조원 정책연구본부장이 함께하고 있다.(뒷줄 맨 왼쪽부터)김정태 금융감독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황호성 쿼드자산운용 대표,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이재우 보고펀드자산운용 대표, 박세연 수성자산운용 대표,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자산·부동산본부장도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
△ETF 순자산 5위로 올려놔
조재민이 대표에 오른 뒤 신한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순위가 8위에서 5위로 3단계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4년 10월15일 기준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전체 운용사 가운데 5위인 5조630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점과 비교해 ETF 순자산액 규모가 2.5배 정도로 커졌다.
신한자산운용은 조재민이 갓 취임했던 2022년 1월에는 ETF 순자산 규모가 국내에서 8위였다.
조재민이 취임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순위를 세 계단 끌어올린 것이다.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증가율은 비슷한 순위의 다른 운용사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ETF 규모 기준으로 5위와 6위인 한화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순자산 증가율이 각각 30.3%와 26.1%로 신한자산운용 증가율을 밑돌았다.
전체 ETF시장이 2023년 10월에서 2024년 10월까지 1년 남짓 동안 약 47.3% 성장했다는 점도 신한자산운용 성장세를 돋보이게 만든다.
중위권 자산운용사들이 전반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신한자산운용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이처럼 ETF 순자산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난 것은 조재민이 취임 뒤 신한자산운용의 ETF 브랜드인 ‘SOL’ 사업에 역점을 둔 덕분으로 분석된다.
조재민은 대표에 오른 뒤 기존 운용담당본부장 직책을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채권 CIO로 나눴다.
더불어 ETF운용센터를 운용본부로 격상하고 산하 운용팀을 마련하는 등 ETF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조재민이 단행한 조직개편은 신한자산운용 ETF 브랜드 강화로 이어졌다.
신한자산운용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출시했던 ETF 상품 갯수는 5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1년 ETF 브랜드를 ‘SMART’에서 ‘SOL’로 바꾼 뒤 조재민이 취임한 2022년 한 해에만 11개의 ETF 상품을 내놨다.
이와 더불어 월배당이나 반도체 밸류체인 및 소부장 그리고 성과연동형 등 기존에 국내에 없던 상품을 선보여 투자자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한국 ETF 시장은 순자산총액이 매년 빠르게 증가해 자산운용사 사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다.
운용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조재민이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 조직을 개편하고 SOL 브랜드를 강화해 성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6~7위권인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도 2024년 하반기 ETF 브랜드 변경에 나서면서 점유율 확대 의지를 다지고 있어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옥 이전
신한자산운용이 사옥을 이전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4년 7월1일자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로 사옥 주소를 이전했다고 공시했다.
신한자산운용이 새로 들어선 TP타워에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은행 일부 및 신한캐피탈과 같은 주요 그룹사들도 함께 입주했다.
TP타워는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가로지르는 역세권이자 역과 직접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자산운용은 사옥을 옮기기 전에는 여의도 원센티널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
| ▲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맨 오른쪽)이 2023년 6월2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2023 글로벌 원(One) 신한 자원봉사대축제’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독거노인들이 여름철 폭염에도 잘 지낼 수 있도록 여름철 보양식품과 휴대용 선풍기 등 생활용품을 담은 상자를 마련했다. (맨 왼쪽부터)신한저축은행 이희수 사장, 신한DS 조경선 사장,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사장,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 신한카드 문동권 사장, 신한라이프 이영종 사장, 신한캐피탈 정운진 사장이 보인다. <신한금융그룹> |
△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 뽑혀
한국산업은행이 신한자산운용을 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로 선택했다.
산업은행은 2024년 4월4일 '혁신성장펀드 2024년 재정모펀드'의 위탁운용사로 신한자산운용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을 선정했다.
신한자산운용이 혁신산업 모펀드 위탁운용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성장지원 모펀드를 위탁운용한다.
혁신산업펀드는 인공지능(AI)과 환경 분야에 투자를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혁신성장펀드는 금융당국이 기업의 미래성장동력 제고 및 벤처 육성을 위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3조 원, 5년 동안 모두 15조 원 규모로 조성하는 펀드다.
2023년 1차 사업에서 조성된 펀드 규모는 3조9천억 원에 달했으며 이 당시도 신한자산운용은 위탁운용사로 선정됐었다.
당시 목표액을 1500억 원 웃도는 2조2500억 원의 민간출자액을 유치하기도 했다.
조성호 신한자산운용 특별자산운용실장은 2024년 6월5일 한국경제 기고문을 통해 “2년차에 접어든 혁신성장펀드는 운용 자율성 폭을 넓히고 매칭출자방식을 폐지하는 등 일부 개선을 이뤘다”라고 전했다.
△홍콩 법인에서 철수
신한자산운용이 해외 자회사인 홍콩 법인을 국내 본사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9월 신한자산운용 홍콩 법인의 투자자문업 폐지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자산운용 홍콩 법인은 신한자산운용의 유일한 해외 자회사로 투자자문 및 일임을 통한 자산관리 수수료, 투자신탁 위탁자 보수를 수익원으로 삼았다. 투자자문업을 폐지하면 수익원이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번에 홍콩 법인의 투자자문 라이선스를 반납하면서 홍콩 법인의 자산 운용 및 관리 기능을 본사에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법인은 2013년 순손실 2억9586만 원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매년 적자를 봐왔다. 2022년 적자 규모는 5억3086만 원이었다. 이번에 홍콩 법인을 닫은 것을 두고 적자 부담을 덜어내기 위함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회사의 주력 상품이 중국 펀드에서 ETF로 옮긴 점도 홍콩 법인에서 손을 떼는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TF의 경우 해당 지수만 따라가면 되는 패시브 상품의 비중이 높다. 현지 위탁 운용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다만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홍콩 법인의 본사 통합을 두고 “해외 법인과 운용 기능을 합쳐 오히려 중국 쪽 비즈니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의장 선임
조재민은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연임한 뒤 이사회 의장직도 이어갔다.
신한자산운용은 조재민을 2023년 12월26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임기는 2024년12월31일까지다.
조재민은 신한자산운용에 영입됨과 동시에 2021년 12월27일 이사회의 의장으로 선임됐었다. 당시 임기는 2023년 12월31일까지였다.
대표이사 연임과 함께 이사회 의장직도 계속 맡게 된 것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정할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사내 대표이사 혹은 오너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사례가 일반적인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배구조법 제13조2항에 따라 사내이사인 조재민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그 이유를 공시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원만한 이사회 소집과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고려하여 사내이사 조재민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결정보다 업무 집행의 효율을 높이는 선택을 한 셈이다.
조재민은 KB자산운용에 재직하던 시절에도 사내이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조재민이 자산운용 전문가로서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기에 꾸준히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배구조법은 사내이사를 예외적으로 이사회 의장에 앉히면 사외이사 가운데 한 명을 선임사외이사로 둘 것을 규정한다.
신한자산운용은 조세훈 전 선임사외이사가 2024년 3월28일 임기만료로 사임한 뒤 2024년 10월 현재까지 새 선임사외이사를 두지 않고 있다.
| ▲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가 2018년 9월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현지법인 '상하이 카이보 상무자문 유한공사' 설립 기념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 네 번째) 등과 함께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 KB금융그룹 > |
△ESG경영 차원에서 청각장애인 택시 스타트업과 업무협약
신한자산운용이 청각장애인 택시 서비스 ‘고요한 모빌리티’를 운영하는 코액터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 4월21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장애인 고용에 기여기 위한 목적에 따라 코액터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신한자산운용이 업무용 택시를 이용할 때 고요한 모빌리티를 우선 활용하고 장애인 고용 창출을 위한 업무 지원 등의 내용을 담았다.
코액터스가 운영하는 고요한 모빌리티는 지난 2020년 8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청각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 위주로 채용을 늘리며 사회적 가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하대승 신한자산운용 부사장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고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인 코액터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번 협업이 이동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장애인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KB금융 출신임에도 신한자산운용 대표로 영입
조재민은 2022년 1월3일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신한자산운용에 전통자산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조재민은 취임사에서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남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극적 소통과 함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재민은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선택으로 신한자산운용에 영입됐다. 2021년 12월27일 신한자산운용 대표에 선임됐고 이듬해인 2022년 1월1일 임기를 시작했다.
조용병 전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순혈주의를 버리고 전문성을 기준으로 인재를 발굴할 것을 강조해 왔다. 경쟁사인 KB금융그룹 출신인 조재민의 영입으로 실력 위주 인사방향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재민은 주식, 채권 등 운용 전문가이며 자산운용사 대표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신한그룹 외부 인사를 데려온다는 성격에 더해 조재민의 경력을 활용해 운용부분의 시장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대처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조재민이 KB금융 출신이어서 내부적으로 인선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룹에서 자산운용사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후보군 가운데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재민은 신한자산운용에서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부문 대표를 맡게 됐다. 김희송 전 신한대체투자운용 대표가 대체투자 부문을 이끈다.
신한자산운용은 각자대표 체제를 효율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2022년 5월 대표이사의 인사권을 강화하기도 했다.
재무관리 담당을 제외한 부사장을 금융지주와 사전협의 없이 대표이사 결정만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내부규정을 개정했다.
조재민에게는 인사 재량권이 어느 정도 확대된 셈이다.
다만 자산운용업계 한편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이 신한대체투자운용과의 합병 연착륙을 마무리하는 대로 단일대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 신한자산운용은 2024년부터는 조재민 단독대표 체제로 탈바꿈했다.
| ▲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 세 번째)가 2019년 9월3일 KB자산운용 베트남 사무소 설립 기념식에서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손상재 KB손해보험 호찌민 사무소 소장(맨 왼쪽부터), 응우엔 둑 호안 KB증권 베트남법인 대표이사,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서호창 KB자산운용 베트남 사무소 소장, 조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본부장, 김중관 KB국민은행 호찌민 지점 지점장이 함께하고 있다. < KB자산운용 > |
△KB자산운용 대표 임기 마지막 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내
KB자산운용은 2020년 별도기준 영업수익 1535억 원과 영업이익 761억 원, 순이익 551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영업수익은 16.2%, 영업이익은 21.9%, 순이익은 20.9%가 증가했다.
이는 KB자산운용이 설립된 이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자산운용업계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조재민은 2017년 1월부터 2020년까지 KB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았다.
조재민이 KB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오르기 직전 연도인 2016년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수익은 20.5%, 영업이익은 2.1% 늘었고 순이익은 6.3% 줄었다.
KB자산운용은 조재민의 임기가 시작한 이후 2018년까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했으나 2019년부터 2년 연속 실적이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블루오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사업에서 후발주자로 성과
조재민이 KB자산운용 대표로 있던 시절에 KB자산운용은 2020년 5월 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주간운용사로 선정돼 7천억 원의 자금을 운용했다.
조재민이 외부위탁운용관리본부를 신설한 지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조재민은 2018년 외부위탁운용관리본부를 만들고 새 수익원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이후 2020년 5월 치열한 경쟁 끝에 1조4천억 원 규모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자리를 따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대체투자 주간운용사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두 회사는 2024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체투자부문을 각각 7천억 원씩 나눠 위탁 관리한다.
이번 성과는 조재민이 만든 외부위탁운용관리본부가 업계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딛고 대규모 외부위탁운용관리사업 운용사 자리를 꿰찬 것이어서 의미가 컸다.
주요 종합자산운용사들이 외부위탁운용관리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꾸리면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룬 성과이다.
조재민은 2018년 8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 채수호 상무를 영입하고 외부위탁운용관리본부를 신설했다.
채수호 신임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외부위탁운용관리 사업을 초창기부터 이끌었던 인물이다.
KB자산운용이 후발주자로 외부위탁운용관리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자산운용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은 업계에서 주목하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조재민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내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이 2020년 현재 약 100조 원 규모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와 디폴트옵션 등이 도입되면 시장이 현재보다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B자산운용, 행동주의 펀드로 변신
조재민은 KB자산운용을 이끌 당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KB자산운용은 2020년 효성티앤씨, 2019년 광주신세계, KMH, 인선이엔티, SM엔터테인먼트 등에 주주서한을 보내며 주주 행동주의 공세를 강화했다.
2020년 3월에는 효성티앤씨에 잉여현금흐름(FCF) 30% 수준의 주주환원을 요청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효성, 효성투자개발 등의 배당성향은 100% 이상인 반면 오너일가 지분율이 낮은 효성티앤씨 등은 주주환원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효성티앤씨의 배당성향 9.6%은 국내 주요 화학기업 평균 36%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KB자산운용은 2019년 6월 지분 6.6%를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에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지급하는 것을 멈추고 라이크기획과 합병하라는 요구를 담았다.
또한 지속적 적자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외식 및 부동산사업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고객자산의 수탁자로서 신의성실 의무를 다하고자 의견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2018년 5월 2대주주로 있는 골프존에 주총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모펀드가 주주로 있는 기업에 소송을 제기한 일은 처음이었다.
KB자산운용은 2018년 3월 골프존의 조이마루 인수를 놓고 현금을 지주사로 유출하는 행위라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주총에서 인수안건이 의결됐다.
그러자 KB자산운용은 취소 소송까지 제기하며 적극적 행동에 나섰고 끝내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내 인수를 저지했다.
이 밖에도 컴투스에서 회사 설립 이후 첫 배당을 이끌어냈고 광주신세계에게도 배당 확대 약속을 받아냈다.
중국 기업에 인수된 넥스트아이에는 무분별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KB자산운용은 2018년 3월 출시한 KB주주가치포커스 펀드를 활용해 스튜어드십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튜어드십코드는 펀드의 역할을 주식 보유와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에 적극적으로 경영 의견을 제시해 기업의 성장을 돕는 활동이다. 수탁자책임 원칙이라고도 불린다.
△4년 만에 KB자산운용으로 복귀
조재민은 2017년 초 4년 만에 KB자산운용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민은 과거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재임기간(2009년~2013년)에 KB자산운용을 국내 톱3 자산운용사로 만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가치투자펀드, 인프라 펀드 등 신규 펀드를 포함한 펀드 라인업을 구축했고 운용자산 규모도 30조 원까지 늘렸다.
KB자산운용으로 돌아올 때 KTB자산운용에서 임기가 남았지만 윤종규 회장의 부름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재민은 2015년 말 KTB자산운용에서 물러나 1년 동안 야인으로 있다가 KB자산운용에 복귀했다.
윤종규 회장은 부행장 시절부터 조재민을 눈여겨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이 강한 내부 반발에도 조재민을 다시 등용한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조재민이 과거 KB자산운용 사장으로 재임했던 기간은 윤 회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리스크관리총괄임원(CRO) 역할을 맡으며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기간과 겹친다.
두 사람은 2013년 7월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하면서 KB금융그룹을 함께 떠났다.
△자산운용업계 대표적 CEO
조재민은 자산운용업계의 대표 전문 경영인으로 통한다.
2000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를 맡은 뒤 20년이 넘도록 운용사 대표로 일하고 있다. 직업이 ‘운용사 사장’이란 얘기를 들을 정도다.
거쳐간 회사마다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을 업계 3위에 올려놓았고 KTB자산운용에서는 3년 만에 점유율을 2%에서 10%대로 끌어올렸다.
처음 K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길 때 KB금융지주는 조재민을 발탁한 배경을 놓고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펀드매니저 이직률 업계 최저, 운용수익률 상위 회사로 성장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뒤 주식형 펀드의 기본 유형인 성장ㆍ가치ㆍ혼합형의 ‘펀드 삼총사’를 선별하고 장기적 관점으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름도 유형별로 알기 쉽게 KB신광개토펀드를 KB코리아스타펀드로, KB스타레드성장펀드를 KB그로스포커스펀드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