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서 재무적투자자인 키스톤PE가 이탈한 데다 인수자금 주요 창구인 에디슨EV와 관련해서도 이른바 '먹튀' 논란이 불거져 강 회장은 더욱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회장.
5일 쌍용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기존 투자자인 키스톤PE의 이탈로 강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쌍용차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키스톤PE는 강 회장이 꾸린 쌍용차 인수컨소시엄의 주요 투자자로 쌍용차 인수 자금과 운영자금을 포함해 약 1050억 원을 마련하기로 한 곳이다.
강 회장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때인 지난해 8월 인수자금 7천~8천억 원을 자체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에 비춰보면 13~15%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강 회장으로서는 기존의 자금조달 계획을 다시 짜야하는데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존에 내놓은 계획부터가 계속 삐끄덕거리고 있어서다.
애초 강 회장은 지난해 9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때 인수 뒤 경영정상화를 위해 평택공장 부지에 추가 담보대출을 통해 7천~8천억 원 규모의 돈을 더 확보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산업은행이 반대하면서 사실상 힘들어졌다.
이에 평택공장 부지를 직접 개발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방안을 언론에 공개했지만 평택시가 곧장 “동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이 계속 틀어지고 있다.
더구나 기존 투자자인 키스톤PE가 빠지면서 추가 운영자금이 아닌 기존에 마련하겠다고 한 자금계획에서도 구멍이 난 셈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내부적으로 쌍용차 인수전 초반에는 쌍용차 지분을 놓고 전략적 투자자(SI)인 에디슨모터스가 약 40%, 에디슨EV가 20%가량 등 모두 66%를, 재무적 투자자(FI)인 KCGI와 키스톤PE가 34%를 각각 절반씩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KCGI와 키스톤PE가 빠지면서 부족해진 투자금을 추가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금력과 관련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놓고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특히 강 회장이 꾸준히 언론 등을 통해 언급하고 있는 해외투자자들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키스톤PE 이탈 문제는 수습할 수 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물론 강 회장은 지난해 8월 쌍용차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을 때부터 해외투자자의 투자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언론사들과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자 2곳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투자 유치와 관련해 진전된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쌍용차와 인수 본계약 체결도 교착상태에 빠졌는데 자금조달 문제에서 파열음이 난다면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기존보다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먼저 계약금 등으로 투입한 자금 활용을 포함해 개입이 필요하다는 조항을 본계약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가 이를 ‘경영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인수 본계약 체결을 놓고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에디슨모터스 계열사 에디슨EV(옛 쎄미시스코)의 주가와 관련한 잡음도 불거져 한국거래소가 불공정거래 사실 여부를 들여다보겠다고 한 만큼 자금조달을 놓고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EV는 유상증자를 포함해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추진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주요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에디슨모터스의 에디슨EV 인수 과정에서 일부 투자회사들의 지분 매각 과정에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는 지 들여다본다고 한 만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 과정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강 회장의 에디슨EV 인수에 함께한 투자조합이 지난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추진 소식이 전해진 뒤 에디슨EV 주식을 전부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면서 이른바 '대주주 먹튀'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강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를 통해 에디슨EV를 인수했다.
이와 관련해 에디슨모터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요한 것은 에디슨EV의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의 지분은 1년간 보호예수 돼 있고 에너지솔루션즈가 에디슨EV 유상증자 뒤 취득할 지분도 보호예수 될 예정이어서 최대주주의 '먹튀' 논란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