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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파운드리시대 내년 개막, 삼성전자 차세대 기술입증 시험대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12-30 14: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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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내년 3나노미터 공정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3나노 파운드리에 반도체 신기술을 도입하는데 이 기술은 다음 세대인 2나노 파운드리 시대에 주류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3나노 파운드리시대 내년 개막, 삼성전자 차세대 기술입증 시험대
▲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는 2나노 파운드리 양산계획을 경쟁사들보다 늦게 잡고 있는 만큼 3나노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인 2나노 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3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SMC보다 6개월가량 빠르게 3나노 파운드리의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상반기에, TSMC는 2022년 하반기에 각각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시기만 빠른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3나노 파운드리에서부터 반도체 트랜지스터 설계의 신기술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다.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이뤄진다. 게이트올어라운드는 트랜지스터의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채널과 게이트가 3면에서 맞닿는 기존 ‘핀펫(FinFET)’ 방식보다 반도체가 동작하는 전압을 낮추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TSMC는 3나노 파운드리에서도 핀펫 기술을 유지한다.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시장에서 TSMC보다 먼저 치고나가는 6개월 동안 신기술을 적용한 생산의 수율을 빠르게 안정화할 수 있다면 고객사 확보 차원에서 TSMC를 상대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에게 3나노 파운드리에서의 우위는 다음 세대인 2나노 파운드리를 고려할 때 의미가 더욱 크다.

TSMC도 2나노 파운드리에서부터는 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하기로 계획을 세워뒀다.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생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2나노 파운드리에서의 경쟁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3나노 파운드리시대 내년 개막, 삼성전자 차세대 기술입증 시험대
▲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도. <삼성전자>
TSMC가 2나노 파운드리의 준비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로서는 3나노 파운드리에서의 기술 입증이 더더욱 중요해진다.

최근 타이페이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은 웨이저자 TSMC CEO가 부사장단과 함께 대만 타이중시를 방문해 류슈오옌 시장과 2나노 파운드리공장의 추가 설립과 관련해 논의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TSMC는 대만 신주시에 위치한 기존 파운드리공장의 부지에 신공장을 짓고 2나노 파운드리의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준비해뒀다.

타이페이타임스는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TSMC는 신주 시의 부지가 충분히 크지 않아 타이중에서 또 다른 공장을 지을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ccf테크 등 IT매체들에 따르면 TSMC는 타이중의 새 파운드리공장에 360억 달러(42조7천억 원가량)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부터 신기술을 도입하는 등 3나노 파운드리를 TSMC 추격의 승부처로 보고 있다면 TSMC는 2나노 파운드리를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 벌릴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3나노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가 양산 시점이 빠르지면 2나노 파운드리에서는 뒤집힐 수도 있다. 이 점까지 고려하면 삼성전자에게 3나노 파운드리에서의 기술력 입증은 중요한 과제를 넘어 반드시 성공해야하는 과제일 수도 있다.

앞서 10월 삼성전자는 온라인으로 주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내년 상반기에 3나노 파운드리, 2023년에 3나노 2세대 파운드리, 2025년 2나노 파운드리의 양산에 각각 들어간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그런데 TSMC는 2023년 신주 공장에서 2나노 파운드리의 시범생산을 시작하고 2024년 말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심지어 미국 인텔도 2024년 2나노(20A) 파운드리 양산계획을 세워뒀다. 삼성전자, TSMC와 마찬가지로 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도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TSMC뿐만 아니라 인텔까지 끼어들게 될 2나노 파운드리시장의 대결구도에서 양산 시작시점이 늦어지는 데 따른 불리함을 안게 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로서는 3나노 파운드리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해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생산했다는 트랙레코드(생산실적)를 앞세워 2나노 파운드리에서 시기상의 불리함을 극복해야 하는 셈이다.
3나노 파운드리시대 내년 개막, 삼성전자 차세대 기술입증 시험대
▲ 2021년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 집계. <트렌드포스>
인텔이 파운드리시장 재진입을 공식화하면서 반도체업계에서는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가 1위 TSMC와 추격자 인텔 사이에 샌드위치 모양으로 끼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에서 확실하게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파운드리시장에서의 불안한 상황을 타개하는 길이 될 수 있다.

물론 삼성전자에게는 눈앞의 3나노 파운드리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통해 점유율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1위 TSMC는 시장 점유율이 53.1%, 2위 삼성전자는 17.1%로 각각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TSMC 추격을 위해 분전하는 것과 별개로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2분기 35.6%포인트에서 3분기 36%포인트로 오히려 확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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