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1-12-28 14: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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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이사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의 임상 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특히 바이젠셀이 보유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의 적응증을 현재 개발하고 있는 혈액암 치료제 이외에 비인두암, 위암, 다발성경화증 등으로 확대해 기업가치를 높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이사.
28일 바이젠셀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안으로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VT-EBV-N’의 임상2상에 참여할 환자 모집을 마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바이젠셀은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VT-EBV-N을 비인두암, 위암, 다발성경화증 등으로 적응증을 넓히기 위한 임상 시험도 계획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 안에 임상1상 진입이 목표다.
바이젠셀은 자사의 항원 특이 살해 T세포(CTL)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기술인 바이티어(ViTier)를 이용해 VT-EBV-N을 발굴했다.
바이젠셀은 2년 동안의 추적관찰이 끝나는 2024년 상반기 안으로 VT-EBV-N 임상2상을 마치고 기술수출, 공동개발 등을 추진하며 조건부 품목허가도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코로나19로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VT-EBV-N의 임상 환자 모집이 어렵지만 2022년 안에 환자투약을 마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중국 기업을 염두에 두고 VT-EBV-N 적응증 확대 임상과 공동개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9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VT-EBV-N을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만큼 임상개발과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기대한다.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은 국내에서 환자 수가 2만 명 이하인 질환에 필요한 의약품으로 치료법이 없거나 기존 의약품보다 안전성·유효성이 높을 때 가능하다.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에 지정되면 신속심사를 신청할 수 있고 품목허가 신청에서 안전성, 유효성에 관한 일부 자료 제출이 면제되며 희귀의약품 품목허가 유효기간이 10년으로 다른 신약 후보물질(4~6년)보다 길다.
식약처가 조건부 품목허가의 승인조건 가운데 희귀의약품, 항암치료제, 세포치료제를 넣고 있어 VT-EBV-N의 임상2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을 공산이 크다.
바이젠셀이 앞서 발표한 VT-EBV-N 임상1상 결과도 긍정적이다.
바이젠셀에 따르면 VT-EBV-N은 임상1상에서 10명 가운데 9명은 암이 재발하지 않고 5년 동안 장기 생존했으며 무재발생존율도 90%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바이젠셀이 개발하고 있는 VT-EBV-N이 헤르페스바이러스(EBV)에 관한 면역치료제라는 점을 고려해 다른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요법으로 개발할 때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VT-EBV-N이 면역 대상으로 삼고 있는 헤르페스바이러스(EBV)는 비악성전암, 림프종, 비인두암, 구강모백반증, 급성소뇌성실조증, 관절염, 다발성경화증 등 많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바이젠셀이 2022년 하반기 VT-EBV-N의 적응증을 넓혀가며 기술수출 또는 공동개발을 위해 다른 면역관문억제제를 가진 회사를 파트너로 물색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바이젠셀이 2022년 VT-EBV-N의 적응증을 넓히는 임상에 진입한다면 유사한 제약회사인 미국 제약회사 아타라바이오테라퓨틱스와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타라바이오테라퓨틱스는 바이젠셀이 면역 대상으로 삼은 헤르페스바이러스(EBV) 관련 양성종양(임상2상), 비인두암(임상1상), 다발성경화증(임상2상)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들을 보유하고 있다.
아타라바이오테라퓨틱스의 시가총액은 12월 기준 약 1조8천억 원대에 이른다. 바이젠셀의 시가총액은 12월27일 기준 약 3400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