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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과 농업 묶어 해외진출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6-23 15: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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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한다. 임 회장은 네덜란드의 ‘라보뱅크그룹’을 거울삼아 금융업과 농업유통을 결합한 사업을 추진한다. 라보뱅크그룹은 네덜란드에서 농업계 협동조합으로 시작해 글로벌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임종룡, 금융과 농업 묶어 해외진출  
▲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 회장은 농업 관련 기술과 유통을 금융과 결합해 해외 사업에 나서겠다고 23일 밝혔다. 그는 “농협이 강점을 지닌 농업분야 기술과 농산물 유통 노하우 등을 금융과 접목해 해외 문을 두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기불황과 저금리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해외진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현재 뉴욕에 지점 1곳을 두고 있으며 중국과 베트남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에는 주재원을 파견한 상태다.

그러나 임 회장은 해외에 지점을 두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외국도 금융업 규제가 많고 인수합병이 어려워 시장진입이 꽤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의 여러 시중은행이 꾸준히 해외진출을 시도했으나 아직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국민은행은 2008년 8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BCC) 은행에 투자했다 큰 손실을 본 전례도 있다.

임 회장은 네덜란드의 라보뱅크그룹을 롤모델로 잡아 내년부터 농업부문의 강점을 살린 해외진출을 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는 “농업과 연계된 글로벌 전략 아래 라보뱅크그룹 성공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벤치마킹한 해외진출 전략을 수립중”이라고 말했다.

라보뱅크그룹은 ‘네덜란드의 농협’으로 불리는 농업계 협동조합이다. 1898년 농민이 주축이 되어 출범한 이래 1970년대 해외에 진출했다. 현재 총자산 6741억 유로(약 937조 원)로 3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금융지주사가 됐다.

라보뱅크그룹은 미국과 중남미 및 호주 등의 농촌지역 기업농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농식품 가공을 비롯해 도축 등과 관련된 대형 축산기업과 연계한 도매금융도 손을 댔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국에서 농축산 기술을 현지에 보급하고 자본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라보뱅크그룹은 ‘가장 안전한 은행’의 명성을 얻고 있다. 농업에 집중할 뿐 파생금융상품 등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라보뱅크그룹은 약 20억 유로(2조7724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쌓아둔 적립금만 42조 원에 이른다.

임 회장은 라보뱅크그룹을 본받아 농업과 축산업에 관련된 경제사업을 해외에서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할 방법을 찾고 있다. 임 회장은 농협이 보유한 농업기술과 농축산물 유통 노하우 등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 이를 해외 현지 합동조합 등에 전수한 뒤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전략을 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업계는 임 회장의 이런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 농업 전문가는 “농협이 라보뱅크그룹처럼 금융과 경제사업을 융화해 차별성을 갖춘 뒤 해외진출 전략을 구사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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