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1-12-19 16: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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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가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급성장하고 있는 풀필먼트 고객을 붙들기 위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국내 택배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류 호황에 신규사업 투자를 위한 체력도 갖췄다.
▲ (위부터)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고.
19일 택배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택배기업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하고 있는 풀필먼트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시스템과 물류센터 등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풀필먼트는 물류기업이 판매업체로부터 위탁을 받아 배송부터 보관, 재고관리, 교환과 환불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대행서비스를 말한다.
풀필먼트시스템을 통하면 기업들은 판매할 물건을 쌓아둘 장소를 마련하거나 재고를 직접 관리해야하는 부담을 겪지 않아도 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위기에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자 기존 택배업계들은 풀필먼트시스템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 CJ대한통운 통합물류관리시스템 ‘이플렉스’로 풀필먼트 앞장
풀필먼트시스템 구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택배업계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시스템 핵심에는 통합물류관리시스템 ‘이플렉스(eFLEXs)’가 있다.
이플렉스는 온라인 쇼핑몰사업에서 물류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으로 CJ대한통운이 자체개발해 풀필먼트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사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그재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플랫폼, 오픈마켓, 자사몰, 종합몰 등 여러 판매처로부터의 주문취합부터 택배출고에 이르기까지 다른 과정은 이플렉스가 자동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고객사들은 재고 발주, 소비자 응대 등의 업무만 처리하면 된다.
CJ대한통운은 이플렉스의 기능을 고도화해 최근 다음날 상품이 얼마나 주문될지 주문량을 예측해 고객사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이 시스템의 평균 예측 정확도는 88%에 이른다.
CJ대한통운 풀필먼트시스템의 또다른 핵심은 최첨단 풀필먼트센터다.
▲ CJ대한통운이 물류센터에 적용하고 있는 '랙이송 고정노선이송 로봇 기반 피킹 시스템'. 이 시스템은 고정노선이송 로봇이 선반랙 및 주문박스를 작업자에게 이송시켜 피킹, 검수, 포장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 CJ대한통운 >
CJ대한통운은 올해 9월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7개의 상온 풀필먼트센터와 1개의 저온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군포와 용인의 풀필먼트센터는 ‘첨단기술 융합형 풀필먼트센터’로 구축됐다.
첨단기술 융합형 풀필먼트센터는 넓은 부지와 큰 창고, 경험 기반의 운영 능력을 활용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로봇, 인공지능(AI), 데이터 중심의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과거 사람의 손을 거쳐 분류됐던 택배 상자들은 이제 자동인식 장치를 통해 상자에 붙은 바코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분류된다.
이같은 첨단기술 융합형 풀필먼트센터인 군포와 용인 풀필먼트센터는 일반 택배와 달리 출고작업이 완료되면 택배기사를 기다리거나 서브터미널로 보낼 필요없이 1시간 거리에 있는 물류터미널인 곤지암 메가허브로 바로 발송된다. 이 때문에 밤 12시까지 주문한 상품도 다음날 배송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2023년까지 2조5천억 원을 투자해 수도권 이커머스 핵심거점과 3온도(냉장·냉동·상온) 풀필먼트센터를 추가로 구축해 융합형 풀필먼트 규모를 현재의 8배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신세계라는 든든한 우군도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3천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하며 네이버를 우군으로 삼게 됐고 올해 네이버가 이마트, 신세계와 각각 1500억 원, 1천억 원의 지분을 교환하면서 ‘물류 동맹’을 맺게 됐다.
최근 CJ대한통운은 신세계TV쇼핑과 풀필먼트 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T커머스시장에서 풀필먼트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T커머스는 TV와 상거래(Commerce)를 결합한 단어로 TV를 보다가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리모컨을 사용해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카카오와 협력, 한진도 자체개발 나서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풀필먼트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물류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덕평리에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 풀필먼트센터. <롯데글로벌로지스>
두 회사는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물류정보 시스템 구축, 물류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과 서비스 제공, 인공지능 기반의 콜센터 혁신서비스 발굴 등을 위해 힘을 모은다.
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4월 경기 이천시 마장면 덕평리에 위치한 국내 최초 ‘무인운송로봇’ 자동화센터를 통해 풀필먼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인운송로봇은 주문 정보에 따라 보관된 물품을 피커(상품 분류 담당) 앞에 자동으로 운반한다. 덕평 물류센터에는 포장 자동화라인이 구축돼 실시간 패킹도 이뤄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충북 진천군 초평 은암산업단지에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을 짓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진천 허브터미널에서 최적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이커머스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진천 메가허브터미널은 상품 입고부터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한 첨단센터로 설계됐다.
이 센터에서는 인공지능이 반복 학습(딥러닝)을 통해 택배를 중대형, 소형, 다른 형태 등 3가지로 분류하는데 분류 정확도는 99%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은 가장 후발주자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110억 원을 들여 차세대 한진 택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