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말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사장은 3년 전 KB자산운용의 각자대표로 취임한 뒤 올해는 단독대표를 맡아 KB자산운용의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15일 KB자산운용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장이 KB자산운용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면서 연임에 청신호를 켰다.
이 사장은 2018년 액티브펀드 운용에 강점을 지닌 조재민 전 대표와 함께 KB자산운용의 각자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올해부터는 단독대표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올해 12월31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 사장은 올해 역대급 실적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에 이미 취임 첫해인 2018년 한 해동안 달성한 이익을 벌어들였다.
개별기준으로 KB자산운용은 2021년 상반기 영업이익 551억 원, 순이익 404억 원을 냈다. 이 사장의 취임 첫 해인 2018년 KB자산운용은 영업이익은 555억 원, 순이익은 40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 규모를 확대하며 올해 운용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자산운용업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KB자산운용의 펀드와 투자일임을 합한 전체 운용자산규모는 128조8642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화자산운용의 전체 운용자산규모는 110조4989억 원이다.
한화자산운용을 밀어내고 KB자산운용이 업계 3위에 오른 의미는 작지 않다. 한화자산운용은 2012년부터 9년 동안 자산운용업계 3위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성과가 뚜렷한 만큼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KB금융그룹은 이번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최고경영자 자리에 ETF 전문가를 앉히는 등 급성장하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이 사장은 올해 ETF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ETF&AI본부'를 신설하고 업계 최저 보수 전략을 내세워 ETF시장 공략에 성공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ETF·ETN 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순자산가치총액(시장점유율)은 8.0%를 기록하며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12월 말 6.5%에서 1.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다만 운용자산 확대는 KB금융그룹의 지원에 따른 것으로 이 사장의 개인적 성과로만 인정하기 힘들다는 시선도 받을 수 있다.
KB자산운용은 KB금융그룹의 보험계열사 자산을 이관받으며 투자일임 계약고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운용자산 규모에서 한화자산운용을 제쳤다.
지난해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 등 계열사가 갖고 있는 22조 원 규모의 주식·채권 운용자산을 이전받았고 올해에는 푸르덴셜생명과 투자일임계약 체결하며 이번 달부터 18조 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게 됐다.
이 사장은 32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 동향분석과, 공정거래위원회 총괄정책과, 재정경제원 예산실 재정계획과, 재정경제부 장관비서관을 거친 관료출신이다.
해외 투자금융(IB)와 대체투자부문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할 때 같이 편입된 현대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KB금융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현대자산운용이 매각되면서 KB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올라 현재까지 KB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1966년에 태어나 5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최연소인 이재근 신임 KB국민은행장과 동갑이다. 이에 KB금융그룹과 금융권에서 나타나는 세대교체 바람에서도 비껴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