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1-12-13 16: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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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가 내년부터 노브랜드버거 로열티를 줄인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노브랜드버거 가맹점주들이 배달 수수료가 인상되면서 수익성 악화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하자 손해를 감수하고 로열티를 줄여주기로 했다.
▲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13일 외식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송 대표는 당분간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가맹점주와 안정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로열치 축소를 결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가맹점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브랜드버거 판매가격을 인상했지만 가맹점에서 받는 로열티는 축소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배달주문으로 발생한 매출에 한해서는 로열티를 기존 8%에서 절반인 4%로 깎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 가맹점에게 로열티만 받는 방식으로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과 상품에 유통마진을 붙여서 이익을 얻는 것과 대비된다.
로열티 방식은 정해진 계약기간에 가맹점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맹본부가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유통마진을 붙이는 것보다 투명한 가맹구조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버거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로열티 비율을 낮추면 당분간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브랜드버거 판매가격을 평균 2.8% 올리기로 했지만 로열티를 매출의 8%에서 4%로 낮추게 되면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현석 대표가 노브랜드버거 가맹점의 로열티를 줄이기로 한 것은 노브랜드버거 가맹점주가 생존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유무에 따라 배달주문과 매장에서 취식으로 발생하는 매출의 비중이 달라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배달주문 비중이 크게 70%까지 늘어난다.
현재 코로나 방역체계에서는 당분간 배달주문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배달주문이 늘어나면 가맹점주들은 배달대행업체에 수수료를 더 많이 지급해야 한다. 가맹점주들은 최근 배달대행업체가 배달원들을 모집하기 위해 수수료를 높여 부담이 커졌다는 고충을 신세계푸드에 호소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사업은 가맹점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야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이 부담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면 신세계푸드가 쌓아온 노브랜드버거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송 대표가 위험을 무릎쓰고 로열티를 깍은 것은 이처럼 고통을 호소하는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것이 향후 노브랜드버거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로열티 축소와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하는 상황에서 계속 높아지는 배달료 인상폭을 자체적으로 감수하려니 부담이 컸다"며 "가맹점과 동반성장 하려는 신세계푸드의 결정이 고마운 만큼 앞으로 노브랜드 버거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한 가맹점주의 얘기를 싣기도 했다.
송 대표가 로열티를 축소한 배경에는 올해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덕분에 당분간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는 2020년 순손실을 내며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신세계푸드는 1~3분기에 매출 9556억 원, 영업이익 197억 원을 냈다. 2020년 1~3분기보다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155.8% 늘었다.
송 대표가 2020년 10월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에 오른 뒤 1년 만에 낸 성과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앞서 노브랜드버거 매장이 100개를 넘으면서 흑자를 보고 있다”며 “상생경영 차원에서 일정 부분 손실을 감수하고 로열티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앞으로 노브랜드버거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워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송 대표는 외식사업부 매출에서 노브랜드버거 비중을 기존 30% 수준에서 5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 수장에 오른 뒤 수익성이 낮은 급식사업과 외식사업장을 꾸준히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급식사업은 영업 효율을 높여 수익성이 높은 사업장을 영업하는 데 집중했으며 수익이 나지 않는 외식사업은 축소했다.
신세계푸드는 외식사업으로 한식뷔페 브랜드 올반과 해산물 뷔페 브랜드 보노보노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송 대표는 지난해 보노보노 매장 3곳을 연이어 폐점하고 올반 매장은 1곳만 남겨뒀다. 동시에 기존 한식뷔페 브랜드 올반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로 활용해 수익성을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