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이사가 베트남 법인을 앞세워 현지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를 본격화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차 대표는 진단키트 판매영역을 넓혀 ‘위드 코로나’시대의 수혜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휴마시스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 휴마시스비나(HUMASIS VINA)가 올해 3분기부터 회사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기 시작했다.
차 대표는 지난해 초 휴마시스비나를 설립했다. 현지 법인을 통해 유통 및 판매를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휴마시스비나는 설립 후 올해 2분기까지 매출을 내지 못했지만 3분기에는 매출 620억 원, 순이익 80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만 놓고 보면 3분기 휴마시스 전체 매출의 61.1%에 이른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진단키트 허가절차에 속도가 붙으며 제품 판매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휴마시스는 베트남에서 6월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를, 8월 항원자가진단키트를 각각 허가받았다.
특히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휴마시스비나의 성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파악된다.
베트남은 4월까지만 해도 하루 확진자 20명 안팎을 유지하며 비교적 양호한 방역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급속도로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해 6월부터는 하루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보이기 시작했고 8월에는 1만 명대를 훌쩍 넘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최대 도시 호찌민을 거의 3개월 동안 봉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조치를 단행했다. 봉쇄조치는 10월1일에야 해제됐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시기와 현지의 코로나19 확산시점이 맞아떨어졌다”며 “항원진단키트를 많이 팔았고 자가진단키트도 일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휴마시스비나의 ‘깜짝실적’은 3분기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호찌민 등의 봉쇄를 해제한 것은 코로나19 방역정책 효과를 확인해서가 아니라 위축된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위드 코로나를 결정한 셈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통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코로나19도 다시 기세가 강해졌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베트남 하루 확진자는 10월1일 6957명에서 10월19일 3034명으로 감소했으나 이후 급증해 11월23일에는 역대 최대치인 3만9132명을 보였다.
차 대표는 베트남이 아닌 지역에서도 충분한 진단키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휴마시스는 셀트리온과 공급계약을 맺고 9월23일부터 11월12일까지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273억 원어치를 미국에 공급했다. 셀트리온과 항원진단키트를 공동개발해 판매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 오스왈도크루즈재단(FIOCRUZ)과는 7월부터 12월까지 항원 신속진단키트 271억 원 규모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인도, 멕시코,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으로도 진단키트 수출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휴마시스는 이처럼 진단키트를 찾는 곳이 많아짐에 따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주가 꽉 차 공장을 바쁘게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휴마시스 생산시설 가동률은 86.21%로 지난해 평균 75.15%보다 훨씬 높아졌다.
휴마시스는 기존 안양 공장에 더해 지난해부터 군포 신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연간 진단키트 생산능력이 지난해 2600만 개에서 대폭 늘어나 현재 6700만 개에 이른다. 그런데 공장의 포화상태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차 대표가 위드 코로나시대에도 휴마시스의 성장폭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휴마시스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휴마미스의 매출은 2019년 92억 원에서 2020년 457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 누적기준 매출 1480억 원, 영업이익 940억 원을 거둬 영업이익률 63.5%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