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가 또 터졌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 사망사고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안전경영을 강조하며 중대재해 발생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
|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 노조는 12일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고발생 구역의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일일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사고의 원인이 된 고소차를 운영하는 전 부서에서 안전교육도 진행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열기로 했다.
이에 앞서 11일 오후 현대중공업 2야드 도장1공장에서 선행도장부 하청업체인 진성CE 소속 송모씨가 블라스팅 작업을 하던 중 고소차 바스켓과 컨테이너 스툴(stool)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블라스팅 작업은 쇳가루를 분사해 울퉁불퉁한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분진이 많이 날려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작업장은 사고 당시 작업등 일부가 고장나 어두운 상태였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제한된 시야에서 혼자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벌써 세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해 지난해 사망자수를 넘어섰다.
2월에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소속 조모씨가 철제 구조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정규직 직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2013년 이후 3년만이다.
3월에는 하청근로자 서모씨가 바다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작업장에서 발을 헛디뎌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에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산재사고로 74명이 사망했다. 이는 조선업종에서 가장 많은 숫자이고 전체 업종으로 확대해도 다섯번째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과 지난해 안전실태 특별근로감독을 받아 2년 동안 모두 1106건을 지적받고 11억5550만 원의 과태료를 받기도 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취임 이후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며 “안전의식은 늘 머릿속에 있어야 하고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은 버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권 사장은 안전경영을 위해 현대중공업 노조에 작업중지권을 부여했다. 안전시설이 미비해 노조가 시정을 요구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조가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근로자가 맨홀 아래로 떨어지자 노조가 작업중지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벌써 세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회사의 안전경영 노력에 빛이 바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월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권오갑 사장과 김숙현 해양사업 대표에게 안전관리 책임을 물어 고용노동부에 고발조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