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녕 기자 nyeong0116@businesspost.co.kr2021-11-24 14: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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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식 리디 대표이사가 웹툰, 웹소설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등 지식재산(IP) 생태계 확장을 추진한다.
리디의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워 핵심사업인 전자책사업의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고 종합콘텐츠 플랫폼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 배기식 리디 대표이사.
24일 리디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배 대표는 리디의 지식재산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사와 파트너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리디는 22일 CJENM과 지식재산 영상화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CJENM은 리디가 서비스 중인 인기 웹소설 지식재산을 영상화하는 사업을 맡게 됐다. CJENM이 영상화를 추진할 구체적 작품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위지윅스튜디오와 스토리 지식재산의 영상화 제작을 비롯한 트랜스미디어사업 공동추진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드라마 제작업계는 위지윅스튜디오가 심너울 작가의 ‘달에서 온 불법 체류자’ 작품의 영상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 대표는 “글로벌 무대에서 콘텐츠 제작역량을 인정받은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리디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날개를 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격적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마련도 순조롭다.
리디는 올해 9월 2천억 원의 대규모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를 추진했는데 이르면 올해 안으로 자금조달이 끝난다. 증권업계에서는 리디의 정식 상장은 2023년에 이뤄질 것으로 바라본다.
배 대표가 자체 지식재산을 확장하는 데 매달리는 이유는 성장성이 둔화된 전자책사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리디는 국내 최대 전자책서비스 ‘리디북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기준 리디북스의 월 이용자 수는 64만 명에 이른다.
리디북스는 국내 최초의 전자책서비스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어 해마다 매출은 눈에 띄게 늘었지만 막대한 콘텐츠 지급수수료 등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연결기준 매출을 보면 2015년 317억 원, 2016년 505억 원, 2017년 665억 원, 2018년 793억 원, 2019년 1147억 원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다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적자였다.
배 대표는 2020년 콘텐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문제 해결에 나섰으며 2020년 설립 뒤 처음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리디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1556억 원, 영업이익은 26억 원을 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35% 늘었고 영업수지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배 대표는 리디북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버전에서 웹툰과 웹소설 메뉴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콘텐츠사업에 힘을 실었다. 또 가격 민감도가 크지 않은 여성독자들의 취향을 반영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웹소설과 웹툰 작품을 핵심전략으로 내세운 것도 효과를 봤다.
2021년 실적도 긍정적이다. 10월에 공개된 잠정실적을 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매출은 1491억 원으로 역대 1~3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을 보였다.
리디가 운영하는 글로벌 웹툰 구독서비스 '만타(Manta)'는 북미 출시 1여 년만에 누적 내려받기 300만을 넘어섰다. 만타는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월정액 방식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로 2020년 11월에 출시됐다.
배 대표는 5일 만타 누적 내려받기 300만 돌파를 기념한 입장문을 통해 “10여 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사업부문에서도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며 “K콘텐츠가 세계적 관심을 받는 만큼 리디가 보유한 풍부한 지식재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리디 창업주인 배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출신으로 삼성전자 벤처투자팀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2008년 소프트웨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퇴사해 리디를 설립했다.
종이책을 디지털화하면 사람들이 편하게 더 싼 가격에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2009년 국내 최초의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를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