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샘표식품에 따르면 ‘티아시아’, ‘폰타나’ 등 기존 회사이름을 사용하지 않은 별도 브랜드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광고선전비가 대폭 늘었다.
그동안 박 대표는 장류 이외 제품에 ‘간장회사’가 떠오르는 샘표 대신 티아시아, 폰타나 등 별도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마케팅에 공을 들여 왔다.
샘표식품은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895억 원, 영업이익 8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이 3.5%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48.1% 급감했다.
앞서 올해 2분기에도 샘표식품의 영업이익은 1년전 같은 기간에 견줘 91.3%나 줄었지만 광고선전비를 영업이익의 5배 규모로 지출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폰타나와 티아시아키친의 매출이 늘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며 "티아시아키친과 '새미네부엌' 등 신규 브랜드의 시장 확대전략으로 마케팅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도 공격적으로 광고선전비를 쓰고 있다.
샘표식품은 올해 3분기까지 모두 130억 원가량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지출한 광고선전비(86억 원)보다 5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샘표식품은 2019년과 2020년에 광고선전비를 매출의 2% 수준으로 지출했다. 그런데 올해는 매출의 5% 안팎 수준으로 크게 늘리는 셈이다.
하지만 샘표식품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샘표식품의 영업이익은 428억 원었는데 올해 3분기까지 쌓은 영업이익은 207억 원에 그쳤다.
박 대표는 당장의 수익성 악화보다 별도 브랜드 제품의 매출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샘표식품은 크게 간당과 된장, 고추장 등 장류부문과 이를 제외한 티아시아키친, 폰타나, 새미네부엌 등 비(非)장류부문으로 나뉜다. 비장류 부문은 대부분 샘표 이외의 별도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박 대표가 과감한 마케팅 전략으로 별도 브랜드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경영전략을 세웠다는 평가가 식품업계에서 나온다.
샘표식품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배우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TV광고와 디지털 광고, 소비자 이벤트 등 공격적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식 간편소스 브랜드 새미네부엌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샘표식품은 김장철을 맞이해 17일까지 김치를 담그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대상으로 '김치 포기하지 마세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박 대표는 2010년 출시했던 ‘연두’ 제품으로 마케팅의 영향력을 확신하기도 했다.
연두는 처음 선보였을 때 소비자로부터 기존의 간장과 큰 차이가 없다는 회의적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2012년부터 연두가 ‘요리 에센스’로 자리잡도록 마케팅 전략을 추진했다. 그 전략은 맞아 떨어졌고 연두의 매출은 2010년 16억 원에서 2020년 200억 원대로 크게 늘었다.
올해 4월 선보인 티아시아키친도 유명 배우 전지현을 내세우면서 신규 브랜드치고 비교적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티아시아키친은 샘표식품이 인도와 태국 등 아시아 음식의 현지 맛을 살린 레토르트 식품을 내놓으면서 만든 별도 브랜드다.
박 대표는 샘표식품의 비장류부문 매출 비중이 늘고 있어 마케팅에서 성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샘표식품은 국내 장류시장이 축소되는 것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제품 및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오고 있었다.
3분기 기준 샘표식품이 비장류 부문에서 올린 매출은 1425억 원이고 장류 부문에서 올린 매출은 1476억 원이다. 아직까지는 장류부문 매출이 소폭 앞서고 있지만 2019년 기준 비장류부문의 매출이 40% 수준(1221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끌어올린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