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래를 해외사업에서 찾는 선택을 했다.
다음 대표로 나이 마흔의 인수합병을 잘 아는 해외사업 전문가를 내정했다. 젊은 리더십으로 조직문화를 혁신할 적임자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왼쪽),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 내정자. <네이버> |
17일 열린 네이버 이사회에서 새 최고경영자 후보에 내정된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조직장)는 글로벌 인수합병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최 내정자는 1981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와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NHN 홍보마케팅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가 로스쿨로 진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법무법인 율촌에서 인수합병 업무를 담당했다.
최 내정자는 하버드대학교 유학을 마친 2019년 11월 네이버로 복귀한 뒤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고 있는 이해진 창업주를 보좌하며 해외투자 및 인수합병과 관련한 법률 검토를 맡아왔다.
네이버가 최 내정자를 새 대표로 선택한 것은 결국 해외진출로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이해진 창업주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네이버 안팎에서 나온다.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내정된 인물도 인수합병 전문가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 내정자는 기존에 네이버 투자·글로벌 인수합병 전담조직 책임리더를 맡아왔다. 1978년 출생으로 최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인수합병을 잘 안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와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뒤 미국 로펌 근무를 거쳐 모건스탠리와 맥쿼리자산운용 등 투자업계에서 일했다.
네이버의 끈질긴 영입 노력으로 2020년 8월 네이버에 합류했는데 글로벌 인수합병 전담조직인 ‘성장과 북극점’을 이끌었다. 올해 초 네이버의 북미 웹툰·웹소설 왓패드 인수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 내정자와 김 내정자는 앞으로 검색과 웹툰, 쇼핑, 인공지능(AI) 등 새 성장동력을 키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책을 맡는다.
이해진 창업자가 그동안 미국과 유럽, 아시아시장 개척을 강조해온 만큼 이런 의지를 실제로 구현하는데 앞장서게 된다.
40세의 젊은 리더를 발탁한 데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논란이 불거진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창업주는 개발자 사망사고 이후 올해 말까지 경영진을 교체해 직장내 괴롭힘의 근본적 원인인 잘못된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네이버는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두 내정자의 선임절차를 마무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