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정 사장이 ING생명의 매각을 앞두고 방카슈랑스를 통해 기업가치를 급격히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NG생명은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판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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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국 ING생명 사장. |
ING생명은 지난해 초회보험료 6666억 원 가운데 4846억 원(72.6%)을 방카슈랑스에서 거뒀다. 전체 초회보험료에서 방카슈랑스의 비중이 2014년보다 35.3%포인트 증가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처음으로 납부한 보험료다.
ING생명은 지난해에 받은 보험료를 모두 연납화보험료(APE)로 환산한 기준으로도 방카슈랑스에서 전체 수익의 39%를 올렸다. 2014년에 10% 미만이었던 비중을 크게 키웠다.
연납화보험료는 1개월이나 1분기 등 보험금 납입기간이 다양한 여러 상품을 연간기준으로 환산한 것이다. 보험회사가 가입자와 새로 계약을 맺었을 때 수익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험사의 성장성 지표로 쓰인다.
ING생명은 올해 경영목표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방법 가운데 하나로 방카슈랑스의 수익성 향상과 안정적 성장을 들고 있다.
정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해는 변화에 힘을 쏟았다면 올해는 이전의 전략과 성과를 토대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이 올해로 예상되는 ING생명의 매각에 대비해 방카슈랑스의 판매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카슈랑스로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려 몸값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되는 보험상품은 대부분 단기성 저축보험상품이다. 이를 이용해 보험사들은 최저보증이율을 높게 책정한 일시납 저축보험상품을 방카슈랑스로 파는 방식으로 매출을 단기간에 크게 늘릴 수 있다.
ING생명은 지난해에 순이익 3048억 원을 내 2014년보다 순이익이 36.3% 늘었다. 연간 전체 수입보험료(매출)도 2014년 3조6874억 원에서 2015년 4조4988억 원으로 급증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ING생명은 2014년 말 3.44%였던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9월 기준으로 4.06%까지 끌어올렸다”며 “지난해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NG생명 관계자는 “이전에는 설계사조직 위주로 보험상품을 판매해 왔다”며 “지난해에 판매채널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약했던 방카슈랑스도 정상화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에 ING생명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의 예상 매각가격은 최대 2조5천억 원으로 추산되며 중국 안방보험그룹 등에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