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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계열분리, 사촌형제간 합의됐나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6-18 21: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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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계열분리, 사촌형제간 합의됐나  
▲ 최신원(왼쪽) SKC 대표이사 회장과 동생 최창원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최신원 SKC 회장을 필두로 최태원 사촌형제들의 계열사 지분 늘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SK그룹 분리설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에서 사촌형제가 계열분리 합의가 이뤄져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신원 회장은 SK가문의 실질적인 장자다. 그는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차남이다. 형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이 작고한 뒤 SK가문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동생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최신원 회장은 그룹 수장 자리를 물려받지 못했다. 최종건 선대회장이 작고한 뒤 그의 동생 최종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최종현 회장은 1998년 사망하면서 장남 최태원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 수장을 맡고 동생 최재원 부회장까지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그룹 지배권은 큰집에서 작은집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4년 형이 확정돼 복역중이다. 최재원 부회장도 공모혐의가 확인돼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최태원 부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 복역중인 상황에서 최 회장 큰집 사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모두 17차례에 걸쳐 계열사 주식을 사들였다. 그 동안 주식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돈만 8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신원 회장은 잇따른 계열사 주식 매입에 대해 “동생(최태원 회장)이 들어가 있으니까 형이 사는 것”이라며 “그룹 관리를 잘 해야 하기 때문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최기원 회장의 조카도 계열사 지분 늘리기에 나섰다. 최윤영 전 SK케미칼 회장의 장남인 최영근씨는 이달에만 SK케미칼 주식을 두 차례 사들였다. 이 거래로 최영근씨의 지분율은 1.22%로 이전보다 0.13% 늘었다.

SK그룹 내부사정에 밝은 한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종손인 최영근씨가 기업경영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해 몇 년 전 유학을 떠났다”며 “그러나 적당한 시점에 SK의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신원 회장을 필두로 큰집의 지분 늘리기가 이어지자 SK그룹 분리설이 또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2008년에도 SK네트웍스와 워커힐호텔(현 W호텔)의 경영권을 요구하며 최태원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최신원 회장을 비롯한 큰집 사람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워낙 미미해 최신원 회장의 말처럼 단순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이루어진 주식매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SK그룹은 2004년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았기 때문에 이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SK씨앤씨를 통해 그룹 전반에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SK그룹 지배구조가 탄탄한 상황에서 최신원 회장을 비롯한 큰집 사람들이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SK그룹 분리 가능성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최신원 회장은 2011년 “창립 60주년이 되는 2013년 SK가 새로운 모습이 되어야 한다”면서 “계열분리에 대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계열분리, 사촌형제간 합의됐나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신원 회장이 시기를 특정해 계열분리를 시사한 만큼 계열분리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과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SK그룹이 계열분리를 할 경우 그 시기는 최태원 회장이 수감생활을 마치고 경영일선으로 되돌아 오는 시점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갈등을 최소화하는 화합적인 방식으로 계열분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SK그룹이 계열분리할 경우 큰집 사람들의 몫으로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SKC와 SK텔레시스, 최창원 부회장이 맡은 화학, 가스, 건설 계열사 등이 거론된다.

SKC와 SK텔레시스의 경우 최신원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다. 하지만 SK주식회사는 SKC 지분 42.5%를, SKC가 SK텔레시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SKC와 SK텔레시스는 사실상 SK씨앤씨 보유 지분을 통해 SK주식회사를 장악한 최태원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 이에 따라 최신원 회장이 두 회사를 넘겨받으려면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 10.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SK케미칼이 SK가스 지분 45.5%를 보유하면서 SK가스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창원 부회장이 SK케미칼과 SK가스를 넘겨받는 것은 비교적 쉽다.

문제는 SK건설이다. SK건설 최대주주는 SK주식회사로 4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SK케미칼이 2대주주로 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SK주식회사의 보유지분에 크게 못 미친다. SK건설의 경우 SKC, SK텔레시스와 마찬가지로 분리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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