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나머지 지분을 처분할까.
한화테크윈의 지분 보호예수기간 만료와 두산DST 인수 추진이 맞물리며 지분 매각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의 한국항공우주산업 보유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기간이 최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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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교 한화테크윈 사장과 신현우 한화테크윈 부사장. |
한화테크윈은 올해 초 보유지분 10% 가운데 4%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잔여지분 6%에 대해 90일 동안 보호예수기간이 적용됐는데 이제는 이를 처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테크윈은 최근 두산DST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인수가격은 6950억 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화테크윈은 하반기에 한화탈레스 지분 50%를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화탈레스 지분가치는 2천억 원 안팎이다.
한화테크윈이 둘 다 인수한다고 하면 9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말부터 한화종합화학 지분 전량과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일부를 처분하며 7천억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9천억 원에는 아직 다소 부족하다.
한화테크윈은 보유현금을 모두 인수대금으로 사용할 수 없다. 미국 P&W와 항공기엔진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등 항공기부품사업을 확대하는 데 재원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처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화테크윈은 두산DST를 인수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금은 충분하다”며 “두산DST 인수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매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한화테크윈이 한국항공우주산업 보유지분을 처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테크윈이 두산DST 인수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는 "한화테크윈은 두산DST 인수로 상당한 자금부담이 예상되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우수한 재무구조, 자금조달여력을 감안할 때 무난한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83.0%로 낮은편이다. 신용등급도 1년째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자금조달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 보유지분을 처분해 인수 가능성을 꺼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일부를 처분했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테크윈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엔진 납품회사”라면서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에 대한 관심도를 고려하면 6% 전량을 매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한화테크윈의 보유지분 처분 가능성을 낮춘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6일 6만6200원에 마감됐다. 3개월 전 한화테크윈이 지분 일부를 매각한 가격이 주당 7만1700원이었는데 7.67%나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한화테크윈이 당장 보유지분을 현금화하는 데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