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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할까, 한영석 수주 늘어도 결정 쉽지 않아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1-11-05 15: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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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군산 조선소 재가동 문제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했고 앞으로 조선업황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군산 조선소 재가동을 향한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할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63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영석</a> 수주 늘어도 결정 쉽지 않아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한 부회장으로서는 조선경기 호황의 지속성뿐 아니라 대우조선해양과 합병 뒤 문제까지 고려해야 해 군산 조선소 가동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5일 기업신용평가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조선업 경기 호황의 강도와 지속기간을 놓고 가늠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시선이 많다.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과 원료탄 가격부터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선박 건조에서 후판의 원가비중이 커 후판 가격은 조선 경기를 전망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후판의 제조원가에서 철광석과 원료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7대3 수준으로 파악된다. 

철광석 가격은 올해 7월 톤당 200달러를 웃돌았으나 9월 들어 톤당 130~14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최근에는 톤당 100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2021년 초 130달러였으나 급등해 최근 400달러를 넘어서는 등 3배가까이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전방산업인 해운업의 호조와 해상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선 교체수요로 조선업황이 상승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일각에서 2003년~2008년 상반기까지 나타났던 조선산업 초호황기(슈퍼사이클)가 올해부터 다시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선박 건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광석 가격과 원료탄 가격이 엇갈리면서 조선업 호황의 강도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신규수주에서 순항하고 있다. 2021년 수주목표를 149억 달러로 잡았지만 10월 말 수주액은 203억 달러로 목표를 한참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글로벌 경기회복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라 새 선박 주문이 늘어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과 전북 지역사회에서는 국내 조선산업이 호황기를 만난 만큼 2017년 가동을 멈췄던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를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올해 9월 호남순회 경선을 앞두고 전북지역 6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재가동에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이 후보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될 수 있게 힘쓰고 중소형 특수목적선 중심의 선진화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영석 부회장으로서는 조선업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군산 조선소를 재가동할 수 있을 정도인지를 놓고 불확실성이 큰 만큼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 수밖에 없다.

한 부회장은 올해 초 사내 담화문에서 "단순히 외부의 여건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려서는 결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가동중단 뒤 필수인력을 남겨 군산조선소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사업 경쟁력에 관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 부회장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문제도 한 부회장이 군산조선소 재가동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줄 요소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가 조건부승인으로 연내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고 있는데 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합병 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의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여전히 내고 있다.

한 부회장으로서는 군산 조선소 재가동과 관련한 정치권의 요구에 마냥 귀를 닫을 수 없는 노릇이지만 자칫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사관계에 불협화음이 벌어지고 거제와 군산지역 사이 건조물량과 일자리를 놓고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한 부회장은 사장에서 10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책임경영의 무게가 더해진 만큼 노사관계 안정에 무게를 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의 2019년과 2020년 2년치 단체교섭을 올해 7월에야 겨우 매듭지었고 현재 2021년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를 놓고도 노사관계 불확실성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를 놓고 “도크가 아직 절대적으로 부족한 정도까지는 아닌데다가 조선업 경기도 아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섣불리 대답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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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하기싫으면 빨리좀 정리해주세요 기대라도 하지않게
팔던지 철거하던지 안할듯 할듯 하지말고 지원금도 받았으면서
   (2021-11-06 09: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