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재보험이 국내에서 외국계 재보험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은 해외사업을 강화해 수익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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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계 재보험사인 퍼시픽라이프리의 한국지점이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본허가를 받았다.
퍼시픽라이프리는 글로벌 생명보험사 퍼시픽라이프의 자회사로 생명보험과 중대질병(CI)보험 등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재보험사는 일반보험사의 보험계약 가운데 일부를 인수하는 ‘보험사의 보험사’다. 기업성보험 등 규모가 크거나 위험성이 높은 보험계약을 주로 인수해 보상책임을 분담한다.
싱가포르계 재보험사인 아시아캐피털리(ACR)도 2월에 한국지점 설립을 신청해 예비허가를 받았다. 아시아캐피털리는 이르면 5월에 한국지점을 세우고 항공, 해난, 에너지, 건설, 의료 등의 보험계약 인수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안리재보험 관계자는 “퍼시픽라이프리와 아시아캐피털리는 이전에도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규모와 주요사업 등으로 판단해도 코리안리재보험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퍼시픽라이프리와 아시아캐피털리의 한국 진출을 기점으로 코리안리재보험에 대한 외국계 재보험사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수재보험료 기준으로 국내 재보험시장 점유율 50%대 후반을 차지하고 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퍼시픽라이프리와 아시아캐피털리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손해보험사들도 한국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보험시장의 경쟁이 향후 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종규 사장은 국내 재보험시장의 경쟁 심화를 해외사업 강화로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재보험은 현재 해외영업망 8곳에서 전체 순이익의 약 20%를 내고 있다. 원 사장은 해외 순이익의 비중을 장기적으로 8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원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보험시장의 메카인 영국 로이즈마켓에 현지법인인 코리안리 언더라이팅(보험계약인수심사)회사를 설립했고 중국 상하이지점 설립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올해 하반기 안으로 상하이지점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초 해외사업계획으로 중동 두바이에 신규 언더라이팅 에이전시를 두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두바이에서 심사한 해외 보험계약을 코리안리재보험 본사에서 인수하는 방식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안리재보험은 올해 1~2월에 해외수재보험료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더 많이 거뒀다”며 “해외수익이 코리안리재보험의 빠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