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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 규제 강화 움직임, 캐롯손해보험 카카오손해보험 다른 선택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10-28 1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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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과 카카오손해보험이 손해사정업무를 다르게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캐롯손해보험은 자회사에 맡기고 카카오손해보험은 외부위탁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이 자회사 손해사정제도 전반을 손보려 하고 있는데 규제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손해사정 규제 강화 움직임, 캐롯손해보험 카카오손해보험 다른 선택
▲ 캐롯손해보험(위)과 카카오페이 로고.

28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손해사정 업무위탁이 자회사에 편중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9월9일부터 10월19일까지 40일 동안 보험업감독규정 입법예고를 진행했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사 선임 동의기준을 의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추후 법률을 개정해 소비자가 동의기준을 충족하는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때 보험사가 소비자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규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런 제도 개선은 일부 보험사가 손해사정의 상당부분을 자회사에 위탁하고 있고 법령으로 보장된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권 활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019년 기준 보험사 손해사정 위탁의 75%가 자회사였다. 일부 보험사는 100% 자회사 위탁으로 진행했다.

자회사에서 손해사정을 진행하면 모회사인 보험사에 유리한 손해사정이 강요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이 때문에 최근 국감에서도 자회사 손해사정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보험사들이 자회사 손해사정을 악용해 보험금 거절이나 삭감,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보험사 손해사정이 합리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지만 여러가지를 고려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두 회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손해사정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인다.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10월 중순 이사회에서 가칭 래빗손해사정을 자회사로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자회사에게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해 효율성을 높이고 신사업 추진 기반을 구축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유연한 대응력을 확보하고 신형 모빌리티 보상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며 “대량의 데이터 결합을 통한 신규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이기 떄문에 래빗손해사정이 캐롯손해보험뿐 아니라 한화손해보험의 손해사정업무까지 위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회사 손해사정 규제 강화추세를 고려하면 향후 래빗손해사정이 엄격한 관리감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회사 손해사정 규제강화가 캐롯손해보험의 신규 손해사정 자회사에 꼭 부정적으로만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가운데 디지털 기반 손해사정 회사로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외부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캐롯손해보험은 11월22일까지 다양한 부문에 걸쳐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재물보상 기획/실무·대인보상 실무 등 손해사정 관련 인력도 포함됐다. 자회사 설립에 맞춰 손해사정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카카오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과 다른 선택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카카오페이가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이르면 12월 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손해사정업무를 외부위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기존 대형 손해보험사의 손해사정 자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에 특화한 캐롯손해보험과 달리 장기인보험 판매 등을 고려하고 있어 손해사정 자회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은 물론 한화생명까지 보험계열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나 카카오손해보험은 보험업계에 처음 발을 딛는다. 효율성 면에서도 자회사를 설립해 손해사정 업무를 맡기기보다 외부위탁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는 규제에 민감한 카카오가 손해사정 규제강화 추세를 의식해 자회사를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빅테크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다”며 “보험시장에 첫 진출하는 카카오가 굳이 논란을 무릅쓰고 자회사 손해사정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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